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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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t My Hands On You | DEAN음악 2015. 9. 20. 03:57
한국인이라는 게 어색하게 느껴질 만큼 흑인음악의 느낌을 잘 살리는 프로듀서, 딘이 신규 싱글 냈다. 첫 싱글 'I'm not sorry'에서는 특이한 소리들을 듣기 쉽게 풀어내서 신기하고 감각이 좋다고 느꼈다. 한동안은 그 노래만 듣고 다닐 정도로 소리 배치를 좋아했었다. 이번 싱글도 특이함을 쉽게 푼다. 이번에는 어떤 소리도 소리지만 박자 쪽이다. 이전 앨범이 직선적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모호하다. 박자가 맞아들어가는 듯 하면 살짝 엇맞고, 이내 맞아들어가는 것 같아 긴장감이 있다. 요 이틀은 이 노래만 듣고 있는데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듣다가 다시 주의 깊게 들어도 그 때마다 재미있다. 곡의 분위기는 몽롱하고 곡의 주제는 정확하다. 글로 적자니 웃기지만, 이 곡 이미지가 술 한 잔 하고 귀 멍멍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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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저격 | iKON음악 2015. 9. 16. 00:44
드디어 왔다. 대중에게 그룹의 존재를 알리고서 무려 2년. M.NET "WIN: WHO IS NEXT"와 "MIX & MATCH"를 거쳐 iKON이 드디어 싱글을 발표했다. (지금 와서야 하는 말이지만, YG는 연습생마저 프로이길 강요하는 비정함이 극도로 가득찬 회사라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아이콘은 엠블럼까지 참 특이하다. 심지어 그 엠블럼을 처음 내는 싱글에 떡하니 박아놨다. 딱 보고 아이콘이라고 단번에 읽어내기는 어렵지만, 단순하고 확실하고 요즘 트렌드에 잘 맞는 디자인이다. 사실 "데뷔 빼고 다 해 본" 신인그룹 iKON에게 기대했던 분위기의 노래는 아니다. 그룹을 이끌어가는 프로듀서 역할인 B.I나 초반 인지도 상승을 이끈 주역 BOBBI가 보여줬던 모습을 생각하면 M.NET "Mix &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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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동이-tvN, 2014방송_영화 2014. 7. 5. 20:36
감동이 / tvN 바야흐로 '키워드'의 시대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둥의 '힐링'이나 '소통'이 그것이다. 미디어는 스타를 만들어내기 바쁘고, 사회는 키워드를 띄우느라 정신이 없다. 그렇게 쏟아지는 키워드 중에서도 '소통.' 사회가 잘 돌아가도록 돕는 윤활유다. 모두가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소통이 부재 중인 이 시대, 키워드로 '소통'이 떠오르는 순간 참 진부하다는 생각부터 든다. 그 진부한 키워드와, 이미 익숙해 질대로 익숙해진 연쇄살인사건을 버무린 드라마가 의외로 눈길을 끌었다. 바로 [갑동이]다. 수사드라마, 소통을 말하다 이 드라마는 '살인의 추억'의 안방극장 판이다. 일탄에서 일어난 연쇄살인사건, 잡히지 않은 범인 '갑동이', 그를 따라하는 카피캣의 등장, 그리고 '갑동이'들을 잡으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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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daimonia | 바닐라 어쿠스틱음악 2014. 6. 20. 20:27
바닐라 어쿠스틱 노래는 처음 듣는다. 앨범을 듣게 된 계기는 앨범 재킷이 색감도, 모양도 이뻐서다. 아스팔트에 떨어진 아이스크림 사진이 뭔가 적당히 차분하고 적당히 즐거울 것 같은 느낌이었다. 꽃 데코레이션도 예쁘고, 안타깝기도 하고, 이런 식의 스토리텔링 좋다. 이 곡은 사랑에 대한 곡들로 구성돼 있다. 뭐, 사실 가요들이 다 거기서 거기로 사랑이야기가 대부분이니까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알콩달콩한 노래가 2곡, 이별노래가 3곡, 짝사랑 노래가 2곡. 사랑에 대한 대표적인 3가지 유형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앨범이다. 장르는 미디엄템포 팝, 발라드, 재즈가 적당히 뒤섞여 비오기 직전에 들으면 좋은 곡들로 구성돼 있다. 앨범이 2주 전에 발매됐는데 그 이후 날씨가 이 앨범 듣기 굉장히 좋았다. 타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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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 | 브로큰발렌타인음악 2014. 6. 3. 23:56
묵직하고 단단한 사운드의 밴드, 브로큰 발렌타인의 멋진 락발라드 이 노래는 한강에서 강바람 맞으면서 물 내음 나는 곳에서 조용히 들어야 하는 노래인데 그냥 집 근처 천변에서. 여하튼 이 곡의 길이는 무려무려무려 5분 42초. 요즘 대중가요 1.5배 정도 되는 길이라고 봐도 무방한 길이다. 호흡이 길어도 무겁지 않은 것은 기타 사운드가 좋고 가사가 예뻐서. 요즘 어째 이런 가사, 이런 책만 눈에 들어오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데 어쨌든. 사운드 자체는 남성적이고 무겁다. 그런데 가사는 감성적이다. 그 대비에서 오는 매력이 있다. 빛나는 크리스탈이 되지 못한 알루미늄이지만 그래도 슬프지만은 않아야 할텐데!! 어쩌면 오늘 단 하루일지 모르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것만 같은 밤 따뜻한 바람과 조금은 맞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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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모른다 | 정이현책 2014. 5. 29. 22:26
밍밍이라는 이름은 지난번 생일에 만났던 그 사람을 떠올리게 했다. 자신을 라오밍, 늙은 밍 아저씨라고 부르라던 엄마의 중국인 친구. 그가 선물해준 향수를 아이는 책상서랍 맨 아래칸에 넣어 두었다. 이따금 뚜껑을 열어 레몬향을 맡아보기도 했다. 엄마가 그렇게 하는 것처럼 스프레이를 손목에 가져다댔으나, 노즐을 누르는 대신 반추명한 살갗 밑으로 곧게 뻗은 실핏줄들만을 물끄러미 들여다봤다. 가늘고 흐리고 푸르스름한 그 선들을 보고 있으면 얼음장 아래 누워 잠든 실뱀을 바라보는 것처럼 왠지 슬퍼졌다.전에 쓰던 손때 묻은 키보드와 모니터를 어디다 치웠는지 궁금하기만 했다. 작별인사도 못했는데, 미안하게. 아이는 속으로 중얼거렸다.아이는 새 컴퓨터와 천천히 정을 들여갔다. 쭈뼛쭈뼛, 조심조심, 언젠가부터 새 바이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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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 엑소음악 2014. 5. 25. 23:06
드디어 곡 제목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곡 자체가 으르렁에 비해서 살짝 어려워졌다. 으르렁으로 재미를 좀 보더니 한발자국 더 가본 모양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이해할 만 하다. 팬덤이 크니 대중 노출도가 높아질거고, 노출되다보면 이정도는 빨리 익숙해 진다. 익숙해지면야, 문제는 없다. 하지만 여기서 더 가면 팬덤으로 커버가 어려운 대중성 상실도 있을 수 있단 소리다. 곡 구성은 트렌디해서 나쁘지 않다. 8마디-4마디-8마디(출근길에 막 세서 정확치는 않으나) 구성으로 1절, 2절이 만들어지고 브릿지 8마디, 랩 8마디, 여기에 사비 8마디 정도가 붙는 것 같다. 워낙 그루브가 중요한 곡이다. 박자를 엿가락 다루듯이 늘였다가 원래대로 돌리는 장르라서 그 흐름을 잘 살려 노래를 해야 한다. 그래서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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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e Image of New | 5tion음악 2014. 5. 24. 10:42
앨범 자체가 마음에 든 건 아니었지만 타이틀곡이 너무나도 예쁘게 빠져서 다른 곡들도 나쁘지 않게 다가왔던 앨범이다. 방송활동보다는 레코딩이 더 강했던 그룹이다. 유명 기획사 출신도 아니었던 것 같은데 순위가 나쁘지 않아서 곡이 좋으면 뜰 수 있구나... 하고 생각케 하기도 했고.이 그룹의 보컬은 뒤에 있는 둘, 이현과 황성환. 황성환의 목소리는 좀 더 날카로운 색이고, 이현은 부드럽게 퍼지는 스타일이다. 곡에서 포인트를 찍을 때는 황성환이, 분위기를 조성할 때는 이현이 부른다. 무대에서 보면 목소리가 너무 말랑말랑하다 생각했던 이현이 더 안정적인 면이 있다. 2001년이 신화가 했을 땐데, 그 근방 노래들은 발라드가 대세였다. 등 음악이 다 2001년 즈음에 나왔고, 2002년도 비슷한 분위기였지만 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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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2 | 인피니트음악 2014. 5. 23. 21:44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아이돌 그룹 중 하나였던 인피니트의 시즌2, [Season 2] 발매. 구체적으로 인피니트라는 그룹의 방향성을 제시한 것은 아니지만 음악적인 면을 계속해서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앨범으로 보인다.인피니트가 좋은 이유는 음악을 재미있게 잘 뽑아낸다는 점이다. 아이돌이지만 다른 그룹에 비해 좀 더 음악에 가까워서 이쁜 그룹이다. 사실 이 그룹에 춤을 잘 추는 멤버는 많지 않다. 칼군무로 시선을 끌긴 하지만 무대를 화려하게 꾸미기는 아쉬울 수 있다. 여담이지만 동방신기 '주문' 안무가 처음 공개됐을 때 참 놀랐다. 스테이지 한 구석에서 무대를 시작하는 것도 갸우뚱 했고, 움직임이 많아보이지 않는데 동작이 생각보다 많은 것도 신기했고, 아이돌 안무에서 라인을 저렇게까지 뽑아내야 하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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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중독 [2014]방송_영화 2014. 5. 18. 22:30
스포일러 유의 여배우 얼굴이 좋아서 본 영화지만, 볼 건 여배우 얼굴이 전부다. 젠 체하려 독하게 말하는 게 아니고, 정말로 아쉬운 점이 많은 영화였다. 여배우는 이뻤고, 조여정은 연기를 잘 했다. 결국 여배우만 살아남았다. 인간에, 사랑에 중독되어서 어떻게 한 인간이 망가져 가는지만을 보여주고 싶었다면, 그 통속적인 사랑만을 다루고자 했다면 이해할 수 있는 연기와 연출이다. 하지만 시나리오 자체는 그 정도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보기는 힘든 영화였다. 극중 김진평(송승헌)은 고위 군 간부의 딸을 아내로 맞이한 월남전 영웅으로, 군 내에서 주목과 시기를 동시에 끌고 있다. 그런데 니코틴과 알코올, 중독성 물질에 취약하다. 담배를 손에 들고 산다. 술은 마실줄 알지만 의사의 지시로 끊었다. 정신력은 강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