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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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홈커밍 | 2017방송_영화 2017. 7. 19. 08:07
스포일러 포함 이 영화 너무 좋아 ㅠㅠ 나에게 마블과 소니의 차이점은 안도와 실망의 중간 쯤이다. 어벤저스의 마블과 엑스맨의 소니. 마블은 판타지에 현실을 섞고, 소니는 현실에 판타지를 얹는다. 다 잘 될 것같은 밝은 환상의 세계에서도 좌절하고 갈등을 겪는 마블의 시리즈를 볼 때면 묘한 안도감이 든다. 반면, 히어로들이 지극히 현실적인 현실에서 고군분투하다가 종국엔 사건이 잘 해결되는 소니의 시리즈를 보면 엇나가고 싶은 반항심이 삐죽 고개를 든다. 어른들의 사정으로 마블의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활약하지 못했던 스파이더맨이 마블로 건너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뻐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쉴새없이 깐족이는 모습마저 짠한 스파이더맨이 상큼발랄한 마블의 세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했던 팬들이 적지는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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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cing the Nutcracker | BBC | 2016방송_영화 2017. 4. 17. 12:44
Dancing the Nutcracker inside the Royal Ballet, BBC, 2016호두까기 인형을 춘다는 것, 영국 로열발레단을 엿보다 크리스마스, 전세계 많은 발레단이 이 시즌에는 을 무대에 올린다고 한다. 영국 로열발레단도 마찬가지. 가장 큰 레퍼토리 의 막이 오를 때까지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특집 다큐멘터리다. 크리스마스 당일에 BBC2에서 오후4시 특집방영됐다. 다큐멘터리의 명가 BBC가 최초로 로열발레단의 일상을 팔로우한 프로그램으로 캐스팅 명단을 발표하는 것부터 슈가플럼페어리가 연습하고 무대에 오르는 모습까지 모두 카메라에 담겼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발레리나들의 이야기다. 2014년 프린시펄로 승급하고 본격적으로 중요한 커리어를 다지고 있는 프란체스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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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제169회 정기공연 <잠자는 숲속의 미녀>공연_전시 2017. 4. 4. 21:52
도도하고 멋지다. 클래식발레, 그 몸짓 자체가 그렇다. 극도로 정제된 몸의 움직임, 일상에서 사용하지 않는 신체활동범위에서 오는 비현실감, 그 와중에 발현하는 얼굴과 손 끝의 감정표현이 그런 생각을 하게 한다. 제169회 2017년 국립발레단 정기공연 를 보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영국의 로열발레단(The Royal Ballet)에서 보여준 리허설생중계다. 맨하단에 덧붙일 이 영상에서는 모니카 메이슨(Monica Mason) 감독이 숲속의 나쁜 요정 카라보스 역할 데뷔를 앞둔 솔리스트 올리비아 코울리(Olivia Cowley)의 첫 마임 리허설을 전반부에 보여준다. 후반부에는 페어리 배리에이션의 안무 리허설이 나오는데, 귀여운 카라보스도 만나고 싶고, 카나리 페어리 배리에이션이 보고 싶어서 바로 예매를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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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에 신이 산다 / 2015방송_영화 2016. 3. 27. 22:06
예수 그리스도와 사도들을 생각하면 생각나는 그림,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에 영화의 이야기를 덧입힌 장면으로 시작한 유쾌한 영화. 가부장적인 아빠, 신. 신만이 들어갈 수 있는 서재. 인류에게 고통을 주며 스트레스를 푸는 신. '보편 짜증 유발의 법칙'을 만들어 사소한 일상에서까지 짜증을 일으키며 유희를 얻는 신. 신성모독같은 영화의 시작은 도무지 상상이 되지 않는 신의 모습을 묘사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신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서재에 들어간 신의 딸 '에야'는 신이 세상 업무를 보는 컴퓨터 앞에 앉아 아빠 신이 일으킨 재난을 본다. 그리고 밥상에서 "아빠가 하는 일 완전 짜증나." 라고 폭탄선언을 하고 아빠에게 혼난 후 복수를 하겠다는 일념 하에 탈출을 결심한다. 집안에는 이름을 언급하면 안 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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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2015]방송_영화 2016. 3. 27. 19:41
노력이 부족하다고 말하지 좀 말아요. 작년 이정현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겨다 준 영화다. 봤을 당시에는 감상문이고 뭐고 적을 여유도 없어서 그냥 넘겼는데... 무서운 영상이 나오지만 각이 딱딱 맞춰진 화면배치와 특이한 색채, 배경을 잘 설명해 주는 소품의 활용이 예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게다가 안쓰러운 역할을 하는 이정현의 아름다움도 한 몫하고. 영화의 연출 자체는 수남 캐릭터, 그 자체같다. 직선적이고 날카로운데 아름답다. 수남도 아름답고 정직하며 성실하지만 (수남에게 너무 잔인한 세상을 살다 보니) 멋모르게 잔인해 진 캐릭터다. 잔인하지만 유머가 있다. 잔인한 영화에서 유머는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게 도와주는 조미료 역할을 한다. 이 영화에서는 특이한 색감, 과장된 조연 캐릭터를통해, 순수한 주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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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만약에 | 우주히피음악 2016. 3. 5. 23:56
"어쩌면 만약에" 불현듯 결정된 것들도 많지만 대부분의 선택은 고민 끝에 나온다. 어쩌면, 만약에, 혹시나. 그렇게 수많은 상상 끝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정하는 때도 있고, '역시나 두려워' 포기하는 때도 있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 사람과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이런 상념이 의미가 있을까. 이 노래는 완벽했던 한때가 낳은 완벽하지 않은 지금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별히 감정을 끌어내기 위한 기승전결도 쓰지 않고 그냥 담담하게 우리가 시작도 하지 않았더라면, 끝을 내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읊조린다. 후렴에 화려하게 펼쳐지는 애드립, 고조시키기 위해 하나씩 더하는 악기와 쪼개지는 박자가 없이, 힘을 빼고 이렇게나 별 기교 없이 가사로 귀를 이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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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인가 봐 | 웬디&에릭남음악 2016. 3. 5. 23:07
시즌송. 벚꽃엔딩 말고 다른 예쁜 노래가 듣고 싶어서 찾다가 듣게 됐다. 오늘은 비가 쏟아졌지만, 금요일같은 날씨에 벚꽃핀 한강변 산책 하면서 들으면 좋을 것 같다. 잔잔하고 웬디와 에릭남 목소리는 예쁘다. 특별한 전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멜로디가 특별히 예쁜 것도 아닌 평범한 노래인데, 가사처럼 봄이고, 노래를 구성하는 악기들이 딱 상큼한 분위기를 내기 좋고, 두 가수 목소리가 예뻐서 부담없이 듣기 편했다. 물론... 중간중간 아쉬운 부분은 있다. 강약조절을 하려고 한 번 잡았으면 한템포 쉬고 탁 놓을 때까지 긴장감을 주던가 해야 하는데, 이도저도 아닌 박자를 보인다. 전반적으로 콘트롤이 아쉽다는 거다. 잡은 것도 아니고 놓은 것도 아니고 어중간하게 흘려보내는 게 계속되니 완성도가 높다고는 못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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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UNT-BBC ONE방송_영화 2016. 3. 2. 00:48
http://www.bbc.co.uk/programmes/p0342d1x "사냥에서, 확실한 결과물은 절대 없습니다." "자연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부분은 포식자와 피포식자의 관계지만, 영상은 항상 포식관계를 똑같은 방식으로 다룹니다. 날카로운 이빨, 사냥감을 찾아 빙빙도는 상어, 이빨과 발톱에 묻은 새빨간 피. 포식자는 인상깊지만 공격적인 동물로 묘사하죠. 특히 사냥은 중요합니다. 포식관계를 담기 위해 촬영팀을 보냈을 때, 총괄PD가 가장 먼저 감독에게 묻는 것은 이걸 겁니다. '죽이는 거 잡았어?' 사실 사냥 자체는 흥미롭지 않습니다. 일단 동물이 죽으면 이야기는 완전히 끝나죠. 진짜 흥미로운 것은 그 과정, 바로 포식자와 피포식자 양쪽이 펼치는 전술입니다. 는 한 번도 디테일하게 조명된 적 없던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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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칭포슈가맨+벨벳골드마인+대니콜린스방송_영화 2016. 2. 18. 00:36
실제 인물을 기반으로 한 음악영화가 보고 싶어서 골라 본 영화. jTBC의 의 영감이 된 영화라고 한다. 거짓말같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미국에서는 망한 앨범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엄청난 대박을 치면서 슈퍼스타가 된 '슈가맨'의 이야기를 다뤘다. 딱히 극적 장치가 없어도 충분히 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인데, 여기에 궁금증을 던지고 해답을 찾아가는 구성을 갖추면서 스토리가 더 잘 살아난 다큐멘터리 영화다. 2011~2012년 전후로 아일톤 세나에 대한 다큐멘터리도 봤었는데, 이 자료화면과 전설적인 레이서 세나에 대한 기억에 의존해서 감정을 끌어낸다면 은 극의 구성까지 탄탄하게 잡은 편이라 완성도가 더 있다는 감상을 주는 편이다. 그리고 은 좀 어려웠던 영화... 이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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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ITS방송_영화 2016. 2. 16. 22:57
볼 게 없어서 딩굴거리다가 오늘 새벽에 파일럿 보고 다 보고 있다.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해서 승승장구하며 성공가도만을 달린 천재 변호사 하비 스펙터. 한 번 보면 무조건 완전히 이해하고 이해한 건 절대 잊지 않는 기억력을 가진 마이크 로스. 그가 하비 스펙터의 주니어 변호사로 들어가면서 뉴욕 최고의 로펌 피어슨 하드먼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룬 드라마다. 옛날 코믹 법정물 과 비슷한 톤의 드라마로 가볍고 코믹스러운 톤이다. 주인공들이 합병 전문이라서, 법정 내에서 일어나는 일이 주를 이룬다기 보다는 '딜'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다. 말싸움하는게 주라는 소린데, 그게 생각보다 재미있다. 사실 이 시리즈의 매력은 캐릭터 성격이 강하다는데서 나온다. 그리고 그 성격강한 캐릭터를 확확 살려주도록 등장 배우들은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