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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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4사진/일상 2017. 10. 5. 03:00
동네 아트하우스(라고 부르지만 다 상업영화다)에 영화보러 가는 길. 이곳은 외형적으로는 요즘 유행하는 문화공간을 얼추 따라 만들었는데, 그 내면을 보면 '큐레이팅'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까, 보통 '문화공간'을 주창하는 곳의 핵심은 잘팔리는 상품의 디스플레이에 얹혀진 2%의 '덜' 대중적인 콘텐츠의 소개다. 그런데 여기는 책은 100% 베스트셀러가 디스플레이되고, 영화는 셀렉션에 일관성이 없다. 멀티플렉스가 유통하지 않는 영화 중에서 재미있을만한 걸 가져다가 트는 느낌이다. 공간에 대한 감상은 그렇지만- 시끄럽지 않고, 영화관도 크지 않고, 구석에 웅크리고 앉기 좋아서 여기가 좋다. 필름 카메라 애플리케이션 받았다. 한창 '구닥'이 유행일 때는 인화하는데 3일 걸린다는 아날로그 감성 그대로를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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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방에는 D7000이 있었다사진/일상 2016. 3. 18. 02:21
1년 쯤 전인가, 아부지께서 새로운 기종으로 옮겨타시며 기존 구기종을 처분하셨다. 그 중에는 내가 가지고 있던 D70도 있고 D90도 있었다. 사실 D70이랑 D90도 아부지가 신기종으로 옮겨가시며 물려주셨던건데... 세번째 득템이다. 2011년에야 D7000이 중급기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단종된 모양이다. 사실 나한테 고급기는 필요도 없고... 그냥 휴대전화 카메라로도 충분해서 전원 한 번 안 켜고 1년을 놔뒀다가 오늘 처음 만져봄. 몰랐는데 이거 영상이 찍힌다. 녹화 버튼이 있어서 눌러봤더니 동영상이 찍혔다. 우왕, 신기방기. 어영부영 조금씩 늘어난 렌즈때문에 절대 캐논으로 못 넘어가게 됐다. 제일 좋아하는 렌즈가 TOKINA제품 1개랑 SIGMA제품 1개가 있는데... 호불호가 갈리는 렌즈들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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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추사진/기억 2016. 3. 5. 02:34
팔걸이에 단추가 툭툭 부딪히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무대에 올라 피아노 앞에 앉으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건반에 손을 올리고 숨을 들이 쉬어도 보이는 것은 없다. 첫음을 누르는 찰나, 그 때서야 보이기 시작한다. '오늘 쉽지 않겠구나.' 첫 단추를 끼우기 전에 알 수 있는 건 없다. 일이 잘 될 것인지, 아니면 어려울 것인지 알 수 없다. 첫 글을 써서 내 놓아 봐야, 첫 건반을 눌러 봐야, 첫 발걸음을 내딛어 봐야 어렴풋이 감이 오기 시작한다. 그나마 다행이고 불행인 것은, 그 감도 잘 맞지 않는다는 거다. 아기새는 첫 논문을 쓰기 시작했고, 그래서 마음에 여유가 없는 모양이다. '나혼자 산다'가 방송 중일 때 귀가해서 꾸벅꾸벅 졸고 있던 내 방 앞에서 잠깐 서성이는 소리가 들렸다. 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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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ptyque/L'ombre Dans l'eau, Jo Malone/Red Roses사진/일상 2015. 3. 29. 14:59
봄맞이 향수 특집 "가공되지 않은 듯한 장미향이요."라는 주문에 추천할만한 브랜드 향수 특집! ...이라고 쓰고, 그냥 간만에 블로그 활성화용 글 정도가 되겠다. 현재 쓰고 있는 건, 조말론의 "레드로즈 Red Roses," 딥티크의 "롬브르단로 L'ombre Dans l'eau" 정도고, 이 밖에 록시땅의 "로즈에렌 Rose 4 Reines"과 돌체앤가바나의 "로즈더원 Rose the One" 정도가 장미향의 대표주자이려나. 이 중에서 가장 먼저 쓰기 시작한 건 "로즈더원"이고, 그 다음에 "롬브르단로," "로즈에렌" 그리고 "레드로즈"를 쓰기 시작했다. "레드로즈"는 자연스러운 향의 코롱이라 지속력이 약간 떨어지는 타입이라 아침에 뿌리는 편이고, "롬브르단로"는 퍼퓸과 뜨왈렛이 다 있어서 공병에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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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하게 여기지 않으면 떠나간다.사진/일상 2014. 5. 31. 23:07
만년필은, 특히, 펠리칸 m400과 같은 경성 금촉은 길들이는 재미가 있다. 내 필기 습관에 맞게 촉이 갈린다. 처음에는 좀 불편해도 1년, 2년을 매일 종이에 쓰다보면 어느새 내 손에 맞춰지는게 만년필의 매력이다. 그래서 만년필은 남에게 빌려주는 게 아니라고 했다. 필기각이 달라 생기는 문제야 오랜 시간 사용하는게 아니니 걱정할 바 아니다. 단지 보통 사람들이 만년필에 익숙치 않아 손에 무리하게 힘을 주고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면 닙이 비틀리게 되고, 그게 반복되면 만년필에는 부담이 된다. 내가 쓰던 만년필이 바로 m400이었다. 작은 사이즈에 여성들이 써도 손에 부담이 없는 사이즈의 펜이다. 게다가 플린저 방식(본체에 잉크를 저장하는 방식)이라 자주 잉크를 채워줘야 하는 부담도 적다. 3일에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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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도시’ 구마모토를 만나다사진/여행지 2014. 5. 3. 09:08
멀고도 가까운 나라 ‘일본’의 근현대가 숨쉬는 곳,여유로움이 풍기는 ‘역사의 도시’ 구마모토의 민낯을 만나다. 우리와 멀고도 가깝다. 정치적 이야기가 나오면 그 어느 나라보다도 멀게 느껴진다. 역사책을 펼쳐도 마찬가지로 멀기만 하다. 그런데 계속해서 이야기는 들려온다. 무시하기도 쉽지 않다. 바로 일본 이야기다. 일본경제와 행정의 중심은 도쿄, 그리고 일본 역사의 중심지는 교토다. 일본에 처음 방문한다면 흔히들 찾는 여행지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연관있는 이야기를 찾아간다면 눈길은 구마모토로 향한다. 일본의 중심에서 약간 비켜 있어 한적함을 즐길 수 있는 구마모토에서 우리 이야기를 만나보자. 한국의 영혼을 품은 ‘구마모토’ 서울에서 1시간 반, 짧은 비행을 거치면 일본 속에 숨은 ‘역사의 도시’ 구마모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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