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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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만약에 | 우주히피음악 2016. 3. 5. 23:56
"어쩌면 만약에" 불현듯 결정된 것들도 많지만 대부분의 선택은 고민 끝에 나온다. 어쩌면, 만약에, 혹시나. 그렇게 수많은 상상 끝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정하는 때도 있고, '역시나 두려워' 포기하는 때도 있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 사람과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이런 상념이 의미가 있을까. 이 노래는 완벽했던 한때가 낳은 완벽하지 않은 지금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별히 감정을 끌어내기 위한 기승전결도 쓰지 않고 그냥 담담하게 우리가 시작도 하지 않았더라면, 끝을 내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읊조린다. 후렴에 화려하게 펼쳐지는 애드립, 고조시키기 위해 하나씩 더하는 악기와 쪼개지는 박자가 없이, 힘을 빼고 이렇게나 별 기교 없이 가사로 귀를 이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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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인가 봐 | 웬디&에릭남음악 2016. 3. 5. 23:07
시즌송. 벚꽃엔딩 말고 다른 예쁜 노래가 듣고 싶어서 찾다가 듣게 됐다. 오늘은 비가 쏟아졌지만, 금요일같은 날씨에 벚꽃핀 한강변 산책 하면서 들으면 좋을 것 같다. 잔잔하고 웬디와 에릭남 목소리는 예쁘다. 특별한 전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멜로디가 특별히 예쁜 것도 아닌 평범한 노래인데, 가사처럼 봄이고, 노래를 구성하는 악기들이 딱 상큼한 분위기를 내기 좋고, 두 가수 목소리가 예뻐서 부담없이 듣기 편했다. 물론... 중간중간 아쉬운 부분은 있다. 강약조절을 하려고 한 번 잡았으면 한템포 쉬고 탁 놓을 때까지 긴장감을 주던가 해야 하는데, 이도저도 아닌 박자를 보인다. 전반적으로 콘트롤이 아쉽다는 거다. 잡은 것도 아니고 놓은 것도 아니고 어중간하게 흘려보내는 게 계속되니 완성도가 높다고는 못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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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is 뭔들 | 마마무음악 2016. 3. 5. 22:30
아, 정말... 포텐은 엄청난데... 을 봐도 그렇고, 음악방송을 봐도 참 대단한데...노래 한 곡, 딱 한 곡이 이렇게 만나기 힘이 드나. 지금까지 마마무가 올라온 건 다 마마무 멤버들이 노래를 잘해서, 방송에서 깨방정떨며 매력포텐을 터트려서인 것 같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도 그저 그렇다. 도 사실 그닥 재미있게 듣지는 못 했다. 그냥 많이 정신 사나웠다. 노래가 마마무를 견인하는 게 하니라, 마마무가 가진 재능이 노래를 견인한다.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넣었는지 알 수 없는 소리도 들어가 있고, 제목부터가 별 고민이 없고, 곡에 딱히 흐름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후렴구가 귀에 확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수록곡이 수두룩 빽빽 12곡 패키지인데, 이 더 편했던 것 같다. 와 비슷하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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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rc-en-Ciel이 도와주는 2015년 마무리음악 2016. 1. 1. 01:53
오늘은 연말이니까, 이번 해를 보내버리고 있으니까, 좋아하는 그룹 중 하나인 '라르크 앙 시엘'의 라이브 공연을 보며 마무리. 중학생 시절의 오빠들 아니겠어요. 여하튼... 오늘 하루 종일 듣고 있는 라르크의 가사가 너무너무너무 예쁜 옛 노래. 일단 제일 좋아하는 곡부터... flower 사실 당연히 음반 취입버전보다는 라이브들이 다 조금씩 빠르긴 하다. 이건 으싸으싸 힘을 내자 버전의 멤버들이 좋아서. 少しもりあがって! 제대로 마음먹은 속주 버전 메디슨 스퀘어 라이브 honey, 이게 무려 1998년 곡이다. 아래 템포는 비슷하게 가다가 40초 부근부터 갑자기 약간 빨라지기 시작하지만 그래도 위의 비디오보다는 얌전한 버전... 하이도의 목이 가장 엉망이었을 때... 끝까지 가보자는 마음을 담아, 역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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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t My Hands On You | DEAN음악 2015. 9. 20. 03:57
한국인이라는 게 어색하게 느껴질 만큼 흑인음악의 느낌을 잘 살리는 프로듀서, 딘이 신규 싱글 냈다. 첫 싱글 'I'm not sorry'에서는 특이한 소리들을 듣기 쉽게 풀어내서 신기하고 감각이 좋다고 느꼈다. 한동안은 그 노래만 듣고 다닐 정도로 소리 배치를 좋아했었다. 이번 싱글도 특이함을 쉽게 푼다. 이번에는 어떤 소리도 소리지만 박자 쪽이다. 이전 앨범이 직선적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모호하다. 박자가 맞아들어가는 듯 하면 살짝 엇맞고, 이내 맞아들어가는 것 같아 긴장감이 있다. 요 이틀은 이 노래만 듣고 있는데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듣다가 다시 주의 깊게 들어도 그 때마다 재미있다. 곡의 분위기는 몽롱하고 곡의 주제는 정확하다. 글로 적자니 웃기지만, 이 곡 이미지가 술 한 잔 하고 귀 멍멍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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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저격 | iKON음악 2015. 9. 16. 00:44
드디어 왔다. 대중에게 그룹의 존재를 알리고서 무려 2년. M.NET "WIN: WHO IS NEXT"와 "MIX & MATCH"를 거쳐 iKON이 드디어 싱글을 발표했다. (지금 와서야 하는 말이지만, YG는 연습생마저 프로이길 강요하는 비정함이 극도로 가득찬 회사라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아이콘은 엠블럼까지 참 특이하다. 심지어 그 엠블럼을 처음 내는 싱글에 떡하니 박아놨다. 딱 보고 아이콘이라고 단번에 읽어내기는 어렵지만, 단순하고 확실하고 요즘 트렌드에 잘 맞는 디자인이다. 사실 "데뷔 빼고 다 해 본" 신인그룹 iKON에게 기대했던 분위기의 노래는 아니다. 그룹을 이끌어가는 프로듀서 역할인 B.I나 초반 인지도 상승을 이끈 주역 BOBBI가 보여줬던 모습을 생각하면 M.NET "Mix &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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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daimonia | 바닐라 어쿠스틱음악 2014. 6. 20. 20:27
바닐라 어쿠스틱 노래는 처음 듣는다. 앨범을 듣게 된 계기는 앨범 재킷이 색감도, 모양도 이뻐서다. 아스팔트에 떨어진 아이스크림 사진이 뭔가 적당히 차분하고 적당히 즐거울 것 같은 느낌이었다. 꽃 데코레이션도 예쁘고, 안타깝기도 하고, 이런 식의 스토리텔링 좋다. 이 곡은 사랑에 대한 곡들로 구성돼 있다. 뭐, 사실 가요들이 다 거기서 거기로 사랑이야기가 대부분이니까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알콩달콩한 노래가 2곡, 이별노래가 3곡, 짝사랑 노래가 2곡. 사랑에 대한 대표적인 3가지 유형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앨범이다. 장르는 미디엄템포 팝, 발라드, 재즈가 적당히 뒤섞여 비오기 직전에 들으면 좋은 곡들로 구성돼 있다. 앨범이 2주 전에 발매됐는데 그 이후 날씨가 이 앨범 듣기 굉장히 좋았다. 타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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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 | 브로큰발렌타인음악 2014. 6. 3. 23:56
묵직하고 단단한 사운드의 밴드, 브로큰 발렌타인의 멋진 락발라드 이 노래는 한강에서 강바람 맞으면서 물 내음 나는 곳에서 조용히 들어야 하는 노래인데 그냥 집 근처 천변에서. 여하튼 이 곡의 길이는 무려무려무려 5분 42초. 요즘 대중가요 1.5배 정도 되는 길이라고 봐도 무방한 길이다. 호흡이 길어도 무겁지 않은 것은 기타 사운드가 좋고 가사가 예뻐서. 요즘 어째 이런 가사, 이런 책만 눈에 들어오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데 어쨌든. 사운드 자체는 남성적이고 무겁다. 그런데 가사는 감성적이다. 그 대비에서 오는 매력이 있다. 빛나는 크리스탈이 되지 못한 알루미늄이지만 그래도 슬프지만은 않아야 할텐데!! 어쩌면 오늘 단 하루일지 모르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것만 같은 밤 따뜻한 바람과 조금은 맞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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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 엑소음악 2014. 5. 25. 23:06
드디어 곡 제목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곡 자체가 으르렁에 비해서 살짝 어려워졌다. 으르렁으로 재미를 좀 보더니 한발자국 더 가본 모양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이해할 만 하다. 팬덤이 크니 대중 노출도가 높아질거고, 노출되다보면 이정도는 빨리 익숙해 진다. 익숙해지면야, 문제는 없다. 하지만 여기서 더 가면 팬덤으로 커버가 어려운 대중성 상실도 있을 수 있단 소리다. 곡 구성은 트렌디해서 나쁘지 않다. 8마디-4마디-8마디(출근길에 막 세서 정확치는 않으나) 구성으로 1절, 2절이 만들어지고 브릿지 8마디, 랩 8마디, 여기에 사비 8마디 정도가 붙는 것 같다. 워낙 그루브가 중요한 곡이다. 박자를 엿가락 다루듯이 늘였다가 원래대로 돌리는 장르라서 그 흐름을 잘 살려 노래를 해야 한다. 그래서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