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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ong Number | 동방신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사실 앨범 한 개당 한 포스트 원칙을 나름 세웠었는데 이번 앨범이 워낙 마음에 들게 나온 까닭인지 그렇게 되지를 않습니다. 이게 벌써 3개째의 앨범에 관한 글인 것 같아요. 민폐네요...^^

후속곡이 뭐가 될지 참 궁금했습니다. <주문>은 3주 연속 네티즌송 수상을 비롯하여 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였으니, 그 후속곡으로 못질을 확실하게 탕탕 해놔야만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1년 7개월은 짧지 않은 시간이니까요. 앞으로 언제 또 한국에서 볼지도 팬 입장에선 보장없고... (제발 2년만 넘지 마...ㅠㅠ)

그래서 생각한 후속곡 후보는 <Flower lady>와 <노을... 바라보다> 정도였습니다. 아니면 <Crazy Love>이거나요. 세가지 중에서 하나로 하겠거니- 생각했습니다. 물론 <Wrong Number>도 생각을 해봤습니다만,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펼치기에는 너무 평탄하게 진행되는 탓에 지루해보여서 탈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이번주에 아무 생각없이 TV를 틀었는데 동방신기가 후속곡 무대를 펼치고 있더군요. 후속곡은 <Wrong Number>였습니다. 언제나 제 생각보다 한 발자국 빨리 나아가는 사람들이긴 했지만, 그래도 곡 중반부까지는 불안하더라구요. 원곡처럼 계속 포인트없이 지나가버리면 아무리 멤버들이 안무와 연기를 완벽하게 하더라도 틀림없이 지루할텐데 싶어서요. 리팩키지에 새롭게 녹음된 버전이 실리지도 않은 상황에서, 제가 뭘 바라겠어요^^a

뭐, 그런 걱정은 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예측하시다시피 순전히 기우였습니다.

원래 <Wrong Number>는 전 트랙인 <주문>이 워낙 강한 곡이라서 그랬는지, 평탄한 진행을 가지고 있는 곡이었어요. 일렉트로닉 사운드, 가사가 특이하고 멤버들의 목소리와도 잘 어울리며 전체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쉽게 들을 수는 없는 분위기를 가졌지만, 곡 자체적으로 강한 첫 인상을 제시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달까요.

하지만 무대 공연용과 MV 삽입용 음원을 들으면 그런 허전함이 사라집니다. 초반부는 그리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원곡에 아주 충실하게 진행이 되고 있고, 딱히 추가된 악기라던가 멜로디도 없게 들립니다. 하지만 영웅재중-유노윤호의 랩 파트에서부터 변화가 조금씩 시작됩니다. bridge의 랩파트에서는 음악 전반적으로 깔리는 소스의 톤을 바꾸고, 다른 소스를 한 겹 더 집어넣어서 다음에 나올 전개에 대한 암시를 깔아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부분을 지나면서 반복되는 훅부분에서는 정말로 방점을 찍어줍니다. 랩을 지나자마자 부분에 무대 한 발자국 뒤의 최강창민-영웅재중-시아준수가 나무랄데없이 들어맞는 화음으로 포인트를 주고 그 중심을 믹키유천-유노윤호가 기존의 훅 멜로디로 잡아주고 있습니다. 짧고 간단하지만 이 부분이 이전 곡의 평탄함을 완전히 파괴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힘을 불어넣고 있지요. 곡이 완전히 변화하지 않게, 하지만 새롭고 무대에서의 공연에 알맞도록 재탄생되었어요.

무대로 보면 더 좋습니다. 예전에는 주위에서 애드립을 넣는 멤버는 무대에서 눈이 덜 가게 마련이라 멤버별 파트를 나눠 바톤터치를 한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Wrong Number>의 경우 무대 전면에 전 멤버들이 한 그룹으로 시선을 잡아 끌고 있죠. 특히 라이브 무대에서, 최강창민-영웅재중-시아준수로 이루어진 라인과 유노윤호-믹키유천으로 이루어진 라인이 각자의 음역에서 서로를 믿고 최고로 끌어올려 노래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최강창민-영웅재중-시아준수의 화음은 어느 한 멤버도 그 음이라던가 파워에 있어서 밀리지 않도록 정확하게 조절된 느낌이고, 유노윤호-믹키유천의 멜로디에는 뒤에서 울리는 화음에 주 멜로디가 묻히지 않도록 확실한 이정표를 제시할 정도입니다. 세 멤버간의 균형, 두 멤버간의 균형, 그리고 두 그룹간의 균형 어느 한 개도 깨지지 않고 있는 것이죠. 어느 한 멤버가 삐끗하면 서로가 채워줄 듯한 그룹이라는 면모를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최고의 팀워크랄까... 그런 느낌입니다^^ 특히 최강창민의 고음은, 다른 멤버들의 목소리를 한 겹 덮을 정도로 힘도 충분하고 게다가 호흡도 길게 뽑아지고 있어서 보면 볼수록 매력이 철철...

안무는... 그저 날이 갈수록 제 눈만 아프죠, 무대에서 춤추는 거 보면... <"O"-정.반.합> 나왔을 때, 그 안무 보고서도 '뭐 저리 어렵다냐' 했고 <주문> 처음 봤을때도 '저건 또 어찌 추는거래니' 했는데, <Wrong Number> 역시 안무는 어렵긴 매한가지군요. 도대체 <Wrong Number> 안무는 누가 짠건지, 또... 그래도 이번엔 <주문>하고 비슷한 느낌의 동작들이 아주 조금씩 있어서 완전 눈이 팽팽 돌....지 않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사실 돌고 있습니다.

여하튼 그랬어요^^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역시 전문가들은 다르다니까요 (...)

아ㅡ 요즘들어 느끼게 되는건데, 무대 위에서 이들이 요즘 왜 이렇게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나요^^? 정말 엄청나게 자라서 온 듯. 등골이 오싹 할 때가 가끔 있습니다. 세상에, 노래부르고 춤추는데 쫒기지 않고 이제 연기까지 하다니... 점점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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