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d Notebook

호모데우스 | 유발 하라리

by 리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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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를 통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가장 중요하게 작용했던 인류의 특성과 역사적 사건을 되짚었다. 우리는 끊임없이 허상을 실체라고 믿으며 지금에 이르렀다. 그리고 <호모데우스>에서는 과거를 통해서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그린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그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러나 정말 우리는 미래를 전혀 모르고 있을까? 체호프의 법칙 '체호프의 총.' 1막에 등장한 총은 3막에서 반드시 발사된다. 맥거핀과는 반대되는 경우를 말한다. 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주제가 갑자기 튀어나온 것 같지 않게 초반에 복선을 잘 깔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안톤 체홉이 명명한 개념인데, 이 책에서는 가지고 있는 무기는 반드시 다방면으로 써먹는 우리 인간의 본능이라는 개념에 가깝게 소개한다. 1차대전과 2차대전을 거치며 재건성형으로 급격하게 발전한 성형의술이 현대에는 미용의 목적으로 많이 사용 되고 있다는 점을 비롯해 지금까지 인류가 보인 몇몇 행동을 보면 우리가 지금 선의로 발전시키고 있는 생명공학, 인공지능 등이 어느 방향으로 갈지 예측이 되지 않는 바는 아니다. 이 책은 이런 내용을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우리가 사는 지금이 분수령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당장 가장 가까운 위기는 핵문제다.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인류의 태도는 앞으로 직면할 문제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이다. 체호프의 법칙처럼, 보통 우리는 손에 있는 무기를 모두 써왔다. 총은 발사했고, 원자폭탄도 터트렸으며, 우생학이라는 신화를 제노사이드로 현실화시킨 전력까지 있지 않은가. 지금 우리의 손에는 핵무기가 있다. 인류가 이것을 과연 발사할 것인지, 아니면 발사하지 않고 각 사회의 논의로 풀어나갈 것인지, 이 선택은 앞으로 다가올 문제들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예측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과연 인류에게는 손에 쥔 총의 방아쇠를 당기지 않을 자제심이 있는걸까?

이런 고민을 할 수 있도록 <호모 데우스>는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을 조곤조곤 나열한다. 그리고 미래의 이야기를 하나둘씩 꺼내 놓는다. 이전 작과 같이 재미있는 이야기꾼이 되어 흥미로운 내용 배치를 통해 긴 분량임에도 매 순간 눈길을 사로잡는다. <사피엔스>는 과거의 이야기지만 <호모데우스>는 지금 우리의 이야기고 우리의 미래다. <사피엔스>의 흥행에도 소포모어 징크스를 두려워할 필요없이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읽을거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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