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d Notebook

반짝반짝 빛나는 | 에쿠니 가오리

by 리비 :)

* 이전글을 백업합니다.

「まさか睦月、別れ話したんじゃないでしょうね」
"설마 무츠키, 뭐 별다른 이야기 한 건 아니지?"
睦月は首をふった。いや、そうじゃないよ。
"응, 그런건 아니야." 무츠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よかった」 私は胸をなでおろし、それから改めて睦月の傷を眺めた。たいしたことないと、と言って睦月は笑ったが、笑顔がひどく沈んでいる。
"다행이다." 나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다시 무츠키의 상처를 바라봤다.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고 말하며 무츠키는 웃었지만, 웃는 얼굴은 참말이지 완전히 가라앉아 있었다. 

"원인이 뭐야?" 내 질문에 무츠키는 답은 않고 대뜸 '곤 이야기 할까?'하고 물었다. 먼저 곤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처음이었다. 

"어떤 이야기?"
"나와 곤 사이의 시작"
"잠깐 잠깐, 나 준비해야 하니까." 나는 말했다. 그리고 얼음을 넣은 글래스 2잔과 아이리스-위스키 병을 가져왔다.
"준비됐어요, 이제 시작해." 
"그 때는 곤은 고등학생이었고, 나는 대학교에 막 입학했던 때였어." 무츠키가 말했다.

그때까지 우리들은 사이가 참 좋았고 집도 근처라서, 사실 형제같은 사이에 가까웠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는데, 곤은 고등학교 시절에 회화부였거든. 실력도 좋았어, 콩쿨에서 입상하기도 하고. 그러던 중 어느 날, 곤이 항상 이렇게 올라왔는데, 내 방 창문으로 기어올라와 여기서 그림을 그리게 해 달라고 하는거야. 이미 한밤중이었는데. 보니까 등에는 백팩을 메고 있더라고. 백팩 안에는 물감이니, 붓이니, 걸레니, 오일이니, 캔버스가 들어 있었어. 발목에는 로프가 매어져 있었는데, 그 로프를 잡아 당기니까 이젤이 따라 올라왔어. 보름달이 뜬 밤이었어. 꼭 가출해서 나온 소년 같더라고. 그렇게 매일 밤 찾아왔어. 일주일 정도 후인가, 그림이 완성됐는데 말이야. 부득부득 내 방까지 와서 그린 그림이니까, 뭔가 특별한 그림이지 않을까, 혹시 내 초상화같은 것일지도 모른다고 기대하던 차였어. 그런데 그게 그냥 밤하늘을 그린 그림이잖아. 어둠 속에 무수한 별들이 새겨져 있는, 그것 뿐인 그림이었어. '줄게', 곤이 말했어. 알아줄 수 있을지 아닐지 잘 모르겠는데, 나는 그 그림이 괴로운 러브레터라는 것을 잘 알 수 있었어. 나도 괴로웠던 차였고, 우리 두 사람 모두 더는 어떡해야 좋을지 모르게 되어버렸지. 그림 속의 밤하늘은 정말이지 깊고, 맑고, 그리고 고요했어. 그리고 그날 밤이 시작이었어.

전체 소설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

밤 하늘에 무수한 별을 하나 하나 찍는 1주일 동안 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무 것도 모르는 것 같은 무츠키와 함께하는 공간에서, 무츠키를 생각하며 무츠키를 그리고 싶은 마음으로, 밤하늘을 그릴 수 밖에 없었던 곤은 정말 속이 썰리는 것 같았겠다. 

상황 서술이 구체적이다. 그런데 감정이 깊다. 그래서 좋다.



이 이야기를 들은 쇼코는 새삼 무츠키와 곤 사이의 오랜 시간을, 깊은 관계를 이해하게 되고, 절대로 따라잡을 수 없겠구나, 상심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다음 날, 곤이 사라진다. 곤이 자취를 감추자 쇼코는 당황하고, 처음엔 담담해 하던 무츠키는 외로움을 깨닫게 된다. 외롭냐고 묻는 쇼코에게 무츠키는 외롭다고, 외롭다기 보다는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무츠키의 말을 들은 쇼코는 울음을 크게 터트린다. 미안하다고 말하는 무츠키에게 쇼코는 그런 말 하지 말라며 무츠키를 꼭 끌어 안고 운다.

"할 수 있는게 없어, 이젠 어떻게 할 수가 없어"

정말 비통한 울음이었다. 일단 어깨를 안자 쇼코가 오히려 목을 끌어 안아 왔다. 우는 와중에도 놀라울 정도의 강한 힘으로. 어리둥절해 있는 내 오른쪽 뺨과 목덜미가 쇼코의 몸과 눈물에 아플 정도로 뜨겁게 젖어가고 있었다. 쇼코는 양손으로 내 머리칼을 꼭 쥐고 그대로 오랜 시간동안 울었다. 목이 물린 것 같은 모양새로, 나는 모든 생각을 멈춘 채 이렇게나 무방비하고 부드러운 쇼코의 몸을 품에 안고 있었다. 영원같이 긴, 오롯한 시간이었다.

이 장면도 의미가 깊은 장면이다. 무츠키와 곤 사이를 덮어주는 도구였던 쇼코, 우울증에 가벼운 알코올 중독 증세가 있는 쇼코를 덮어주는 도구였던 무츠키. 부부이자 동거인이자 동료였던 두 사람이 새로운 감정을 만들어내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감정은 뭐랄까, 복잡한 것 같다.

무츠키와 곤이 고마워해도 될 만큼, 쇼코의 사랑은 결코 작지 않다.

일본 현대문학은 서술자의 시점과 관련해 약간의 답답함이 있다. 1인칭 화자의 독백체가 많다. 좀 지루할 때가 있어서 많이 읽지는 않지만 이 책은 좋아한다. 뭔가, 슬플 때도 읽고 기분 좋아도 읽고 외로워도 읽고 잠이 안 올 때도 읽고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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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 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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