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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우리를 무능하게 만드는가 | 마이클 패럴먼

by 리비 :)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고 노동자를 소외하는 비인간적인 경제 모델을 거부하길 빈다."


얼마 전 한국을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 말이다. 이 말을 듣고서 가장 먼저 생각난 책은 바로 마이클 페럴먼의 <무엇이 우리를 무능하게 만드는가>다. 일견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와 같아 보이지만, 근간을 이루는 뜻은 다르다.


경제학이 노동을 어떻게 다뤄왔는지를 전반적으로 살피는 동시에, 현재 경제시스템이 얼마나 노동자를 소외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프로크루스테스같은 신화 속 이야기를 끌어 넣기도 한다. 경제학에 흥미가 없는 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비유를 많이 쓰고 있는 편이다.


기업은 정부를 향해 '경기 부양'을 이유로 각종 혜택을 주장한다. 그 방법 중 일부가 임금 동결과 통화량 조절이다. 하지만 정작 이를 통해 성장을 이룬 기업이 만들어내는 일자리는 많지 않다. 세계 200대 기업들이 전 세계 노동력의 0.78%만 고용하는 동안, 전 세계 경제활동 규모의 27.5%를 차지하고 있었다는 수치를 내세운다. 세계 수치를 쓰지 말고 미국 내 수치를 쓰는 게 더 객관적으로 보일 거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여하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여기까지가 초반 5% 정도의 분량이다. 이후에도 비슷한 어조로 진행된다. 기업과 정부가 주도하는 경제시스템은 노동자에게 우호적이지 않으며, 어려운 삶에 대한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있고, 결국 이런 영향은 당신에게도 미치게 되므로 노동자 스스로 깨닫고 움직여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책 자체는 재미있다. 경제학의 대표적인 학파를 툭툭 건드리며 자신의 논리를 펼쳐나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제기한 문제에 대한 해법이 명확한지는 모르겠다. 마치 사회문제의 해결법이 '공감'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노동자들의 자각과 협력이라는 결론을 낸 것이라면 다소 막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의 이유로 이 책은 읽을만 하다. 재미있다.



무엇이 우리를 무능하게 만드는가

저자
마이클 패럴먼, 마이클 페럴먼 지음
출판사
어바웃어북 | 2014-05-07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경제적 무능함’은 용서 받을 수 없는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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