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d Notebook

배우학교, tvN

by 리비 :)

별별 기획을 다 하는구나 싶었던 프로그램이고 티저가 인상깊어서 보게 됐다. 물론 캐스팅도 한몫했다. 박신양이 장수원과 남태현에게 직접 연기를 가르친다니, 진짜 그 광경이 궁금해서 봤다.



오프닝 타이틀에서 <죽은 시인의 사회> 명장면을 패러디 했길래 굉장히 진지한 프로그램일 줄 알았는데, 자막 보니 개그하고 싶으신 듯 하다. ㅎ 뭔가 허전한 부분을 자막을 팡팡 넣어 때운 느낌이 좀 든다. 뭔가 진지와 개그 사이에 갈팡질팡했던 감이 있다. 뭐, 어차피 1화니까!


이 와중에 심희섭은 배우 비주얼!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내가 얼마나 솔직하게 표현하는데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지에 대해 알게 됐다. 박신양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걸 설명하고 있었다. 내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데 사람들이 얼마나 불편함을 느끼는지, "이렇게 보이고 싶으니까 이렇게 말해야지"라는 태도를 그동안 내가 얼마나 체화하고 있었는지 적나라하게 느끼는 시간이었다. 방어적인 태도, 상처받기 싫으니까 벽을 두르는 태도. TV 속 저들도 별 다를바가 없구나 싶어서 좀 안도감도 들었다.


박신양이 던진 질문들은 기술적으로 캐릭터를 분석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법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너는 누구니?'에서 시작한 질문이었다. 모든 것의 시작이 '나'에서 시작한다. 질문도, 과제도, 벌칙까지도. 그 사고의 흐름이 참~ 생경하다. 그리고 동시에 기술적인 베이스도 진행을 하시겠지만...


여하튼, 원래 나는 솔직하지 못한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솔직하지 않다는 점을 솔직하게 말을 못 해서 "저 안 솔직하지 않거든요!"라는 말을 하기도 하는 터라 가장 솔직함에 빨리 다가갔던 남태현이 참 용기있어 보였다. 저렇게 떨고 약한 청년이 얼굴없는 수천만명의 사람들을 마주하고 있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렇겠지.


이 프로그램을 다시 보게 된다면, 프로그램에서 '재미'를 발견했다기보다 저들이 연기자가 되기 위해 마주하는 스스로에 대한 질문, 깨달음, 과정 속에서 나 역시 느끼고 싶은 무엇이 있었기 때문일 것 같다. 대중적인 코드는 아닌 것 같다. 제작진이 이 프로그램을 예능프로그램으로,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만들고 싶었는지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만들기는 참 어려우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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