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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난방’ 솔로대첩, 남자들만 득실…’썰렁대첩’

by 리비 :)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눈이 아직 다 녹지 않은 여의도공원 입구에는 핫팩이나 음료수를 나눠주는 사람들이 늘어서 있다. ‘솔로대첩’ 주최 측도 행사에 관련한 플래시몹 지령을 나눠주고 있다. 나눠준 쪽지에는 여의도공원 측과 영등포경찰서 측의 우려를 고려한 듯, 플래시몹 참가는 아무 법에도 저촉되지 않는다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사회연결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진 대규모 미팅 이벤트, ‘솔로대첩’의 현장을 찾았다.

취지는 좋았지만 진행은 아쉬웠다. 하지만 커플은 탄생했다.

체감온도가 영하 15도인 24일 오후 두 시, 여의도공원에 하나 둘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옷깃을 여미며 모인 사람은 3,500여 명. 예상 참가자 수에 비하면 많지 않지만 결코 적지 않은 수다. 이번 ‘솔로대첩’은 한 대학생이 사회연결망서비스(이하 SNS)에 올린 글에서 시작됐다. ‘솔로대첩’의 마케팅을 지원한 mobile1100(대표 조천백)은 “커플이라서 좋은 점이 많은데 싱글로 남아있는 친구들이 안타까워 마케팅을 지원하게 됐다”며 “기획단계부터 실제로 행사가 열리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잘 해결된 것 같다”고 밝혔다.

3시 30분 무렵, 드디어 1호 커플이 탄생했다. 참가자들과 시민들은 성사된 커플에게 박수를 치며 축하했다. 한 커플이 성사되자 잇달아 2호 커플도 연달아 나왔다.

이 행사에 참가한 참가자의 연령대는 20대 초반과 중반이 많았고, 여성 참가자보다 남성 참가자가 더 많았다. 행사를 보러 온 한 22세 여성은 “SNS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난 것이 신기해 구경을 왔다”며 “구경하러 나왔지만 마음에 드는 남성이 있으면 만나보고도 싶다”고 말했다. 직장이 가까워서 구경하러 나왔다는 35세 남성 역시 “이런 행사에 참여하는 것도 어린 나이에는 즐거울 것 같다”며 “미혼이라면 한 번쯤 참여해 볼만한 행사인 것 같다”고 ‘솔로대첩’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진행 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플래시몹’ 형태의 행사 특성 상 쪽지를 받지 못한 참가자들을 위한 별도의 안내가 없어 모인 사람들이 불편을 겪었고, 여의도공원에 많은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뿐만 아니라, 만남이 플래시몹 지령대로 이뤄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몇몇 참가자들은 무작정 솔로냐는 질문을 던지며 짝을 찾고 있었다.

‘솔로대첩’이 열리는 동안 미연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두 명씩 조를 이룬 영등포 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여의도공원을 순찰하고 있었다. 또한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주최측의 ‘자치경찰단(이하 자경단)’도 행사 내내 촉각을 세우고 있었다. 영등포 경찰서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 3,500여 명이 참가한 것으로 안다”며 “불미스러운 사건을 막기 위해 순찰을 돌고 있다”고 말했다. 여의도공원 관계자는 “다행히도 우려했던 소동은 없었다”며 “여의도공원 내에서의 홍보활동 단속에 시간을 쏟았다”고 말했다.

이번 ‘솔로대첩’에서는 참관하러 온 외국인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일본인 하라다 씨는 “일본에서는 이런 행사를 위해서는 경찰 측에 먼저 양해를 구해야만 할 것”이라며 “이런 행사가 열리는 것이 신기하다”고 행사를 바라본 느낌을 밝혔다.

한편, ‘솔로대첩’이 마무리된 직후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에는 ‘솔로대첩’이 상위권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정보영 인턴기자 jbye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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