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d Notebook

The Return | 신화

by 리비 :)


보관하기 편하게 CD케이스 표준규격에 맞게 나오길, 디스크를 잡아주는 부분은 내구성 있게 나오길... 뭐 그런 것들이 마음에 들게 나왔다. (나는 책장에 보관해야하는 시디가 싫어요. CD는 오디오 옆에 있어야지.) 솔직하게 말하면, 정말 패키징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석으려 여닫는 책만한 크기의 케이스, 그 안의 화보, 따로 들어있는 투명CD케이스는 CD를 잡아주는 부분이 단단하고 여닫는 부분이 쉽게 깨지지 않도록 디자인된 케이스였다. 책 크기의 큰 케이스는 피아노 밑에 넣어두고 CD만 꺼내 오디오 옆에 뒀다. 음, 만족 만족.


팬 불만, 진짜 모니터링했구나...^^

이 앨범에서는 여지껏의 앨범들 중 멤버들의 보컬 부분에서 일관성이 가장 높다. 멤버들의 목소리는 다 다르다. 구분하는데 어렵지 않다. 그런데 솔로앨범에서 들었던 전진, 민우, 혜성,동완의 목소리를 떠올리며 신보를 듣자니, 앞 파트를 불렀던 멤버의 분위기를 그대로 잡아가며 부르는 성향이 보이는 곡들이 꽤 많았다.

소리가 참 예쁜 첫 곡 [On the road]는 듣는 재미가 쏠쏠했다. 행진곡같은 북소리, 드럼, 캐스터네츠같은 소리, 첼로 솔로, 기타 소리가 참 사랑스럽다. 가사도 예쁘고 멜로디는 따뜻하다. 마음에 드는 곡이다. 맨 마지막 부분에서 보컬과 기타가 모두 점점 올라가는 부분도 좋다. 마음에 몽글몽글한 빛을 가득 채우는 느낌? 뭐라 해야해 ㅡ_ㅡ?

감이 안 와서 걱정했던 타이틀 [Venus]는 입에 잘 붙는 후렴, 반복되는 멜로디에 변화를 주는 이펙트, 선과 점의 균형이 잘 잡혀있는 것 같아 재미있다. 다른 것보다도 후렴이 입에 잘 붙어 다행이다. 여지껏의 신화가 보여주던 음반과도 다르고 곡의 구성도 익숙지 않으니 후렴은 입에 붙어야지... 곡 처음에서 대놓고 들리는 엄청 자잘한 비트가 볼륨이 변하면서 곡 전반에 깔려있다. 그리고 첫 번째 후렴까지는 악기가 약간 빠진 듯 깔끔한 상태로 곡이 전개된다. 기본 박자에 쪼개지거나 합해져서 변형된 비트만 얼핏 들어서는 3~4조합은 더 되는 것 같다. 에릭의 랩 파트를 기점으로 노래가 2번 변한다. 후반부에서 곡의 화력을 터트리고 단번에 소화. 현대적인 댄스음악의 요소, 기계음과 구성이 모두 들어간 곡인 것 같다. 이어지는 [Red Carpet]은 비너스와 비슷한 빠른 곡이다. 타이틀감이라는 점에 동감하는데, 오랜만의 컴백이니 새로운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신화가 선택한 [Venus]에 더 정이 간다.

[Hurt]와 [Move with Me]는 보컬 박자가 재미있어서 많이 듣고 있다. 나는 에릭이 랩을 어렵게 꼬아서 하지 않아서 좋다. 앨범재킷에 [Move with Me]의 타이틀이 빠져있던데^^; 왜 난 이것도 귀엽니. 

여하튼 [Hurts]는 [흔적]처럼 가사와 멜로디, 그리고 멤버들의 목소리가 깊은 곡이다. [흔적] 활동이 없어서 참 아쉬웠는데, 이 곡이 더블 타이틀이라 참 좋다. 보컬이 비면 덮어 줄 것들이 그다지 들리지 않아, 목소리로 꽉꽉 어려운 곡이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코러스가 참 예쁘다. 민우의 코러스는 얇은 목소리(가성이라 하나?)가 예쁘고, 혜성의 코러스는 멜로디라인이 예쁘다. 동완의 보컬은 소리가 묵직해서 마음에 잘 들어와 좋다.

[Move with Me]는 익숙하게 접해왔던 신화의 노래같은 분위기였다. 엇박도 있고, 정박도 있고... 정박은 아닌데 완전히 엇박으로 들어간 것은 아닌 파트까지 있다. 보컬부 박자도 어렵지만 랩파트 박자도 장난 아니다. 옆에서 누가 같이 불러줘도 나는 못 부르겠다. 가사부터 그렇게 부르도록 생각하고 썼나보다. 멜로디 부분도 약간씩 라임을 맞춘 것 같기도 한 것이... 이 곡, 과자상자 오빠가 녹음할 때 좀 고생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곡인 [Breathin']은 가사도 마음에 들고, 가사와 멜로디가 잘 어울리고, 후렴부분과 후렴에 얹어지는 랩도 예뻐서 정을 주고 있는 노래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테즈매니아아의 브루니섬이 생각났던 곡이다. 나중에 이 곳에 갈 일이 있으면 이 곡을 꼭 들고 가서 들어보고 싶다. 이 노래도 [On the road]같이 예쁘다.

귀염돋는 [Stay] [Be my Love]는 가벼워서 고맙다. 이 곡들 덕분에 빠르고 가벼운 곡, 빠르고 무거운 곡, 느린 곡 사이에 균형이 잡힌다.  [Let it Go]도 예뻐서 좋고. [Welcome]은 패기넘쳐서 좋다. [re-Love]는 편안해서 좋다.

여차저차 타이틀 두 곡인 [Hurt]와 [Venus]를 제외하고, 지금 가장 많이 재생한 트랙은 [On the Road] [Breathin']이다. [let it go]도 좋고.



신화의 음악은 힙합같은 비트 위에 멜로디를 얹어 리듬감과 흥겨움을 만든다. 9집 앨범을 듣던 팬들에게 10집은 어딘가 바뀐 음악일 수 있지만, 이민우의 솔로를 주목해왔던 팬들에게는 그런대로 익숙한 분위기일 수 있다. M의 음악 속에서 간간히 맡아왔던 개성과 신화의 음악이 결합되어 탄생한 신화의 일렉트로닉음악은 힙합 리듬에 기반을 두고 멜로디를 얹었던 과거에서 악기와 박자를 갈아 입었을 뿐,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팬들은 쉽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혜성은 솔로앨범을 통해 다양한 음악을 선택해 시도하는 보컬리스트자 공연형 가수로서의 재능을 발휘하는 중이고, 민우는 음악적으로 여러 장르의 곡을 만들고 프로듀싱하는 가수로서의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에릭은 힙합씬에서 이따금 콜라보레이션을 했고 랩 피처링에 참여하는 등의 활동을 했다. 동완은 목소리 톤을 살린 무거운 발라드음악을 했고, 전진은 파워풀한 댄스곡, 앤디는 이미지를 반영한 발랄한 댄스곡을 발표했었다.(앨범 안에도 앤디가 랩으로 이끌어가는 편한 곡이 많았다.)

멤버들의 솔로 활동 중의 음악은 너무나도 달라 이들이 모여 신화로서 음반을 다시 낼 수 있을까, 시도하다가도 엎어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됐다. 하지만 이렇게 나온 음악은 모든 다른 성향들이 하나로 모아져서 만들어진 다른 하나다. 독이 될 줄 알았던 시간이 이렇게나 약이 될 줄은 몰랐지. 이전과는 다른 음악으로 돌아와서 반갑다. 이전과 달라서, 신화가 이런 음악도 할 수 있어서, 신화가 끊임없이 음악을 해왔던 사람들이라는 음반이라 반갑다.


이제 뭐, 평론가들이 뭐라 하던 무슨 상관이야, 이제... 연예계에서 그룹으로 14년을 살아남는 것은 대중이 선택했기 때문이다. 대중의 직관처럼 중요한 것이 또 어디있나. 그러니 여러부운~ 좀 많이들 사랑해 주세요. 백날 팬만이 사랑해봐야 소용없어요. 여러분들이 사랑해주셔야 해요. 대중이 좋아하는 대중가요가 최고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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