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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피용 | 베르나르 베르베르

by 알 수 없는 사용자

모든 미술시간과 과학시간에 모두 나왔던 것, 뫼비우스의 띠!  안팎이 없는 이상한 띠, 만드는 방법도 어렵지 않고 모양도 간단하다. 하지만 이것의 시초는 꼭 기적같다.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심지어 콜럼버스의 달걀은 약간 억지스러운 면이 있는데, 뫼비우스의 띠는 억지라곤 찾아볼 수 없이 그냥 자연스러운 일이기까지 하다.

뫼비우스의 띠를 글로 풀어놓은 것 같은 파피용,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우리나라에서도 굉장히 인기가 많은 작가다.

이 책의 플롯은 간단하다. 망가져버린 지구에서 인류를 대표하는 사람들을 뽑아서 다른 별로 보내는 여행의 과정이다. 남은 사람들의 안위와 상관없이, 단지 인류의 존속을 위해서 선택된 이들만을 다른 은하계로 보낸다는 약간은 잔인한 내용. 이거... 영화에서도 좀 자주 나왔던 것 같은 내용이긴 한데, 그 설정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들은 날카롭지만 불쾌하지 않다.
작가는 우리를 오랫동안 관찰하고, 그 결과 알게된 어두운 면 그리고 밝은 면을 모두 소설 속에 풀어내곤 한다. 하지만 약점을 들켰을 때의 불쾌함이 느껴지지 않도록 부드럽고 유머러스하게 이야기를 꺼낸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은 마치 우화를 듣는 어린아이가 된 기분으로 읽을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작품이 많다, 이 작품 역시 그렇다.

나름대로 엄격한 선발과정을 거쳐 탑승자를 선발한만큼, 우주선에서의 생활은 처음에 순조롭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지구에서의 인간과 비슷한 과정을 거치면서 비슷한 인간이 되어간다. 그리고 어려움에 직면하고, 파멸의 위기를 맞는다. 이 과정들을 모두 마치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소설을 읽으며, 우리는 우리가 살고있는 이 세계가 어떤 모습인지 돌아볼 계기를 가진다. 바로 옆에서 일어났지만 살기 급급해서 알아채지 못했던 일들이 책에서도 일어나는 것을 보며,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 있다.

이 책의 머리에서 탈출하는 지구에 사는 사람들은 지금 우리들일까, 우리의 미래일까. 황폐해져가는 지구, 망가져가는 인간성은 지금 우리가 걱정하고 있는 면이다. 여러 세대를 거쳐 책의 말미에서 살아남아 새로운 별에 착륙한 여성과 남성의 이름은 우리가 익숙히 알고 있을 법합 이름이다^^


작가의 이 이야기는 우리의 과거일까 미래일까. 아리송하지만 재미있다. 결국 사람은 모두 다 같은 궤도를 도는 모양이다. 아니면 취향 한 번 일관성있는 '신'이 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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