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d Notebook

시차 | 우원재

by 리비 :)

# 2017년 9월 작성한 글을 백업합니다.

사실 나는 시사다큐교양 아닌 방송에서 어두운 면을 보는게 불편하다. 굳이 예능에서 남들한테 어려운 거, 어두운 거, 힘든 거 말해야 하나. 웃고 넘기는거지. 내 성향이 그렇다고 해도, 우원재의 이야기를 존중한다. '알약 두 봉지'로 압축 했던 그의 어두움, 절망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처음에 무대에서 그런 면을 보여줬을 때는 그랬다. 하지만 방송에서 한결같이 그런 레파토리가 반복됐을 때는 '그 이야기가 전부'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표현하면 '맨날 저런 이야기만 풀어내서는 내 돈주고 음반이든 음원이든 사듣지는 않겠군'이라는 생각? 아니, 원래 프로는 그걸로 돈 버는 사람인데, 돈 벌 포인트가 없어서는 되겠나. 아티스트도 프로인데. 돈 안 벌어도 되면 굳이 오버그라운드로 올라올 필요가 없지, SMTM같은 경연프로그램에 나올 필요도 없고. 뭔가 보여줄게 있으니까 나온게 아닐까 하는 막연한 기대도 하기는 했지만...

그리고 우원재는 이 음반을 통해 SMTM6를 본인의 성장이야기로 만들어버렸다. 어두운 면만 있는 참 지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렵긴 했어도 그 어둠을 마주보고 뜨거운 시간을 사는 이야기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이 곡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내 새벽은 원래 일몰이 지나고 하늘이 까매진 후에야 해가 뜨네. 내가 처량하다고 다 그래. 야, 난 쟤들이 돈 주고 가는 파리의 시간을 사는 중이라 전해" 이 가사 듣고 '아이, 우원재 너무 이쁘다'싶었다며...

가사가 잘 들리기 어려운 무대에서는 묘한 분위기, 음원으로는 이야기가 매력적인 래퍼인 것 같다.어두운 사람이 아니라 어두웠던 면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제 노래 듣기가 편하다. 남과 경쟁하기 위해 밤을 새우는 게 아니라 스스로의 불을 켜기 위해 밤을 새운다는 이야기가 음원으로 나와 비로소 마음에 완전히 들어왔다. 스타성이 이런 식으로 나오기도 하는구나 싶기도 하고... 최후에 남은 건 우원재인 것 같다며.

이번 SMTM6에서 기억에 남은 건 우원재의 <시차>음원과 <요즘것들>에서 나온 피아노 멜로디 정도인 것 같다. 그런데 정말 <요즘것들> 피아노 넣은 사람 도대체 누구실까...?

Fanxy Child... 트렌디한 건 알겠는데, 딱 팬시하게 거기서 그치면 참 아까울 것 같다. 92년도에 뭔 일이 일어났나 싶을 정도의 감각들을 가지고 있는데, 우원재의 이야기에 왜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고 있는지 한 번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우리는 반짝이고 예쁜 것만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거다. 다 딘 DEAN이 좋아서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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