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d Notebook

스타 이즈 본 A Star is Born | 2018

by 리비 :)

언제나 그러하듯, 스포일러 포함

브래들리 쿠퍼와 레이디 가가 주연의 10월의 영화 <스타 이즈 본>. <라라랜드>의 오프닝시퀀스가 뇌리에서 가물가물 지워지고 음악 영화가 그리워진 쌀쌀한 가을에 맞는 영화다. 브래들리 쿠퍼가 주연을 맡는 동시에 디렉팅을 했으며, 레이디 가가가 여주인공으로 출연했다. 음악도 너무 좋고, 두 사람의 연기도 좋고, 스토리는 따라가기 쉽다.

별 기대없이 갔기에 만족감이 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영화는 영리하다. 브래들리 쿠퍼의 감독으로서의 성격이, 여배우로서의 레이디 가가의 얼굴이 보인다는 점에서 그렇다.

날선 음악계에서 헤비한 기타리프,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은 곡으로 사랑받는 톱스타 잭슨 메인(브래들리 쿠퍼)은 술과 약의 힘을 빌어 버티던 중, 우연히 들린 드래그 바에서 노래하는 유일한 여성 싱어 앨리(레이디 가가)를 만나게 된다. 싱어송라이터로서 놀라운 재능을 가진 그녀와 함께 투어를 돌며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점점 팝스타로 성공일로를 걷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심경의 변화를 느끼게 된다.

브래들리 쿠퍼는 감독으로서 주연 캐릭터들의 성격을 한 화면 속에 음악이나 상황으로 명확히 표현한다. 애리조나 출신의 거칠 것 없는 잭슨의 성격은 <Black Eyes> 공연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게 익숙지 않은 숨겨진 보석 앨리의 성격은 드래그 바에서 만들어진 비주얼로 <La Vie en Rose>를 노래하는 장면에서 내비치는 것. 라이브 공연장에서 눈 앞에 꽉 차는 관객들의 모습, 무대 위에 선 가수의 시야를 그대로 카메라가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현장감이 마음속에 꽉 들어찬다. 이런 부분과 캐릭터를 짧은 시간에 명확하게 드러내주는 연출은 영화에 빨리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점들이 뻔하다면 뻔한 스토리를 지루하지 않게 느끼게 하지 않았을까.

극본의 이야기가 주목하는 주인공과 영화의 영상이 주목하는 주인공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도 재미있다. 극본의 스토리라인은 브래들리 쿠퍼가 연기한 잭슨 메인의 시각에서 진행된다. 하지만 영상은 잭슨이 아닌 레이디 가가의 앨리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앨리가 겪는 이야기를 잭슨의 감정선으로 따라가게 된다는 말이다.

싱어송 라이터로서의 빛나는 재능을 가졌지만 자신감이 없었던 앨리를 향한 사랑, 그 사랑을 바탕으로 성장한 앨리가 싱어송 라이터보다 팝스타에 더 가까워지는 길을 선택했을 때 잭슨이 앨리에게 가진 죄책감, 죄책감에서 나온 엘리를 향한 실언과 잘못된 선택, 그럼에도 떠나지 않은 앨리를 향한 고마움과 마지막 선택,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함꼐 겪고 난 후에 앨리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영상은 앨리를 항상 이야기의 가운데에 둔다. 이야기를 진행하는 영상은 앨리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감정 씬은 잭슨을 중심으로 진행하는지 다시 볼 때 확인해보고 싶다. 또 다시 보려면 일주일을 기다려야 겠지만...

연기에 도전한 여가수야 한 둘이 아니고, 팝의 디바 마돈나도 연기에 도전하며 <에비타> 같은 작품을 남겼지만, 감히 레이디 가가의 이 작품은 좋은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이전 앨범 <Joanne>의 'Million Reasons'를 통해 알 수 있었던 디지털 보정이 극도로 절제된 그녀의 매력적인 보이스, 일렉트로닉이 장악한 음원시장에서 아날로그 감성을 통하게 만든 레이디 가가의 셀링파워가 고스란히 영화를 통해 재현되기 때문이다. 물론, 음악 요소가 하나도 없는 영화에 도전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가 되겠다.

이 영화의 OST 중에서 빼놓을 곡은 없다. 앞서 말했던 레이디 가가의 이전 앨범 이전 앨범 <Joanne>의 'Million Reasons' 속 감성이 고스란히 반영된 음악은 모두 완성도가 높다. 브래들리 쿠퍼가 부르는 락 장르의 곡들은 기타와 목소리가 너무나 매력적이고, 레이디 가가가 부르는 곡들은 목소리와 감정의 깊이가 매력적이다. 그럼에도 몇 곡만 추천하자면, <Alibi> <Shallow> <I'll never love again>은 꼭 들어보십사 권하고 싶다. 세 곡 들으면 대강 드라마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있을 듯 해서.

무려 3번인가, 여하튼 엄청 리메이크가 많이 된 스토리라인이라고 한다. 이 영화가 참 만족스러워 이전 작품들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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