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 세탁기 반덤핑관세 승인…보호무역주의 강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한국 가전 3사의 가정용 세탁기에 대한 반덤핑 관세와 상계관세 부과를 승인했다. 확산되고 있는 자국 보호무역주의에 맞물려 나온 조치란 분석이다.

 ITC는 23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등이 한국 및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한 세탁기로 미국 가전업계가 실질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며 미 상무부의 반덤핑관세 및 상계관세 부과 결정을 최종 수용했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대우일렉트로닉스와 LG전자, 삼성전자 등에 각각 82.41%, 13.02%, 9.29%씩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또한 보조금 지급 판정과 함께 72.30%, 0.01%, 1.85% 등의 상계관세도 물렸다. 반덤핑관세는 가격차별, 즉 두 개의 시장에 가격 차이를 설정해 판매하는 행위에 대해 부과되며 상계관세는 수출장려를 위해 해당국가의 수출품에 장려금이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경우 수입국에서 부과된다.

 자국내 세탁기 시장 잠식을 우려한 미국 가전업체 월풀 제소로 시작된 ITC의 이번 결정에 따라 국내 가전업계의 미국 수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ITC로부터 관세를 부과 받은 국내 가전 3사는 연간 8억~10억 달러 상당의 세탁기를 수출해왔다.

 ITC의 결정에 국내 가전3사는 일단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ITC의 이번 판결에 승복할 수 없으며 추가적인 법적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측도 “월풀 등 미국 기업에 대한 보호무역주의 분위기가 반영된 결정인 만큼,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불복 절차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은 1980년대 자국 자동차 시장을 잠식하던 일본 자동차업체들에 대해 보호무역주의를 펼친 선례가 있다.

정보영 인턴기자 jbye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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