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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V 신화방송 '인간들극장'

by 리비 :)


다큐채널, 인간들 극장


다큐멘터리 채널. 패러디 대상은 그 '인간극장'이었다. 신혜성이 말한 '혜성 씨는 커피를 마신다.'와 같은 대사가 나올법 한 '인간들극장'은 다큐멘터리가 아니고 예능이다. ㅋㅋㅋ 보는 내내 키득키득 웃었다. '이번 편, 팬 방송이 될 것인가, 방송사 예능프로그램이 될 것인가' 이것이 관전포인트구만! 아이 좋아 >_<


포맷은 '인간극장' 내용은 '오프더레코드' 실상은 '신화방송'


나도 이 방송을 보기 전까지 자꾸 잊어버리는 것이 하나 있는데, 채널이 돌아가며 아무리 다양한 프로그램을 한다고 해도 이 프로그램은 '예능'이라는 것이다. 예능에서 정말 진지하게 신화로서의 삶을 보여줄 리가 없잖아! 그런데 왜 난 그런 내용을 상상하고 있는걸까? ㅡ_ㅡ 하다못해 K-TV의 [스타 인생극장]도 시사, 교양 프로그램이던데... 그 정도의 내용을 생각하고 있었어... 하지만 이건 예능이다!


일상에서 예능프로그램에서처럼 장난치는 신화의 모습을 담은 영상에 장난스러운 대본을 진지한 목소리로 씌운 내레이션을 담은, 다큐의 탈을 쓴 예능이 이번 방송의 목표였던 것 같은데... 이거 굉장히 어렵지 않나요? 평소의 진지한 프로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뜬금없이 내레이션은 장난이라고 치부하거나, 누가 봐도 일상이 아닌 예능용 장난인데 일상이라고 우기려는 대본이 나올 가능성이 다분한 포맷이다. 너무 어려워... 이번 방송 아이템은!

이 장면 진짜로 노래연습한 것 아니에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이 장면. 이 때만 해도 내가 맑은 정신으로 이 방송을 보고 있었다... (샴페인 덕택에 시간이 흐를수록 정신은 흐릿해지고)


김동완의 '인간적인 모습을 담아준다니까 더 인간적이지 않게 어색한 모습이 나왔던 듯'이라는 내용의 인터뷰가 나온 직후 장면이다. 내 눈에는 이 오빠야가 정말 노래를 연습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내레이션은 '이 순간 본인이 가장 어색할 것이다.'라는 내용이 나오며 웃음소리를 넣었다. 응??? 진짜 텐션 들어가있는 것 같은디? 본인에게 물어봐서 진짜 연습한 부분이었으면 그냥 진지하게 살려도 괜찮을 것 같았다.


분위기 상 오빠얌이 이 파트에서 장난친 부분이 있을까 싶긴 하지만, 이 부분을 좀 보여주다가 장난치는 모습으로 넘어가도 괜찮았을 법하다. 콘서트와 예능 사이에서 선택하려면 콘서트에 더 집중했을법한 이 오빠의 이미지와 콘서트 현장에서 보여준 집중력을 보면, 이번 방송에서는 분량뽑기 어려울 듯. 여하튼 이 장면은 영상과 음성의 뉘앙스가 안 맞다고 생각한 부분이다. 편집이 튄다는 느낌...? 아닌 그림을 가져다 그냥 맞춰놨다는 느낌이다.


어차피 예능스러운 부분은 다른 멤버들도 많이 뽑을테고, 채널도 다큐채널인데 무리해서 이럴 필요는 없었다.

'안 속아 줄거야!' 라는 느낌인가...

난 이 장면 제일 웃기더라. 몰래카메라 지령을 수행해야 했던 에릭의 막내매니저와 에릭... 할 말이 있다며 분위기잡는 매니저에게 쿨하게 '내려서 해!'라며 빠져나가버린다. 뭔지는 몰라도 뭔가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빠져나가려는 것 같아서 웃겨 ㅋㅋㅋ 아기 매니저, 이래놓고 나중에 할 말 좀 한다. ㅋㅋㅋ


아류로 남을 것인가, 길을 찾을 것인가.


여하튼 이 방송의 흐름은 어떻게 가는 것인가. 아직도 잘 모르겠다. 


매 번 채널이 바뀐다고 했을 때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만약 4분기 이상 장기적으로 이 방송이 이어지게 된다면 여러가지 아이템을 소화하면서 신화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아이템으로 간추려 신화의 이름을 건 진짜 '쇼'가 하나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 하나.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지상파 프로그램 따라잡기 코스프레하다가 이도 저도 아니게 고꾸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 둘.


SF채널. 플라잉체어에서 독하게도 많이 날아가는 모습에서는 이미 했던 아이템을 새롭게 풀어보려 아이디어 짜낸 제작진의 고민이 보였지만 포맷 자체가 주는 매력은 조금 덜 했다. (정말 멤버들의 예능감에 전적으로 기대어 진행된 듯 했던...) 하지만 장기적으로 시리즈를 이어갈 여지는 보였던 아이템이었다. (그럴리 없겠지요... 안 그랬으면 좋겠어요ㅠㅠ)

 

아이돌육상선수권을 비틀어서 재미있는 경기들로 구성했던 스포츠채널은 화면도 자극적이고 웃기기도 많이 웃겼지만 장기간 지속할 수 있는 포맷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번 새로운 아이템의 이색스포츠 종목 만드는 것도 힘들겠고, 이렇게 외적으로 망가지는 것만 주구장창 한다는 점도 좀 우려되고...


다만 이 채널에서라면 'Shaq VS' 같이 신화 여섯명이 유명한 스포츠스타에게 도전하거나 연예인을 게스트로 초대해 한 종목을 정해 대결을 펼치는 형식으로 만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지만, 1. 이미 무한도전이 많이 했고 2. 오빠들의 성실도를 내가 못 믿는 바는 아니지만 신화 스케쥴의 문제가 클 것 같고 3. 팬된 도리로 더 위험하게 몸쓰라고 하고 싶지가 않아서 접고 싶다. 여기에서라면 음악 다음으로 게임을 좋아할 것 같은 혜성오빠의 한을 풀 수도 있을 듯. 6대1 '김택용(혹은 이영호)을 이겨라! 스타 유즈맵대결이라던가, 위너스리그전이라던가... 당연히 캐스터는 전용준 아나운서! 해설은 박태민+김정민 해설로 예능경기를! (...는 개인적인 바람이니 접어둬야지...) 


* Shaq VS ; ABC에서 방송되는 프로그램. 샤킬오닐이 타 종목의 유명 스타들에게 도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이벤트 프로그램이다. 큰 덩치의 샤킬이 귀엽게 골프채를 쥐는 모습이라던가, 럭비공을 가지고 뛰는 모습, 춤추는 모습... 참 귀여운 모습을 보여준다. 엄청 재미있다! ㅋㅋ 큰 덩치에 안 맞는 촐싹거림...ㅎㅎㅎㅎ


이번 다큐 채널은 초반에는 '그래도 이 프로그램은 예능인데...'와 '신화의 일상을 좀 보여주자!'는 생각이 다소 방향을 잃고 충돌하는 듯한 분위기가 있었지만, 지날수록 균형점을 좀 찾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인터뷰 영상은 급하게 딴 것 같이 질문의 퀄리티도 그저 그런데, 쓸데없이 많이 들어간 면이 없잖아 있었던 점은 좀 아쉽다. 


일상에서 웃기려면 엉뚱한 면이 나와야 한다던가 개그를 왕창 쳐야 할텐데, 이들은 서른 중반을 향해 달려가는 남성들이다. 평소에 일하는 중인데 뜬금없이 웃길 일이 뭐 있단 말야 ㅡㅡ 어떤 상황이 주어졌을 때 그 상황에서 오버를 한다거나 역할놀이를 하며 웃기면 웃기겠지만... 그런 점에서 이 아이템도 지속할 수 있는 포맷은 아닌 것 같고... 


그럼 예전 더블에서오공일이 백구55라는 스토커를 등장시켜서 내보냈던 드라마 형식의 일상 다큐? 일상과 픽션을 왔다갔다 하는 내용을 다큐 형식으로 꾸며서 만들 수 있겠다. 아니면 이효리의 [오프더레코드] 형식으로 장기 프로젝트? 음, 이게 예능인가? ㅡ_ㅡ  둘 다 방송 초기인 지금 하기는 힘들고, 너무 많아... 이런 비슷한 방송들이...


다른 채널과 지금까지 나온 채널의 다른 아이템을 생각해봤는데, 결국 '여러 포맷으로 예능을 만들겠어요!'라는 신화방송은 무한도전같은 리얼 버라이어티 형식으로 수렴될 가능성이 높았다. 문제는 무한도전 형식의 리얼 버라이어티는 출연진의 역할도 굉장히 컸지만 제작진의 감각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획기적인 아이템을 발굴하거나 진부한 아이템은 획기적으로 풀어내는 감각, 이어지는 긴 시리즈 속에 큰 이야기를 넣고 작은 에피소드를 한 꼭지로 제작하는 운영능력, 긴 시리즈에서 지속될 수 있는 캐릭터의 발견... 뭐 이런 것들.


SF채널을 한 차례만 방송하고 말 것이 아니라면 이 캐릭터들이 매 회 단순한 미션만 수행할 것이 아니라, 큰 이야기 속에서 숨을 쉬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무한도전에서 길바닥 VJ로 시작해 지상파로 입성한 노홍철이 하하에게 기댔지만, 하하 제대 후 그 판세가 뒤집혀 하하가 노홍철에게 경쟁심을 불태우는 흐름 속에서 '하하VS홍철'이라는 아이템이 탄생했다. 그 큰 그림을 발견하는 제작진의 눈썰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화가 14년 간 같이 활동했는데, 시간만 잘 버텨준다면 이 정도 아이템은 나오겠지.)


사실 신화 내에서의 이미지와 캐릭터는 팬인 우리야 알고 있다. 따로 캐릭터를 잡아줄 필요도 없이, 그냥 이 그룹이 기획사의 이미지메이킹에 가둬지지 않았던 4집 이후부터의 캐릭터를 고대로 가져오면 된다. 열혈청년 있고, 미꾸라지 있고, 진지청년 있고, 헐랭청년 있고, 은근무서운막내도 있고, 귀염청년도 있고. 단지 큰 흐름이 생길 정도의 시간이다. 


이 방송 어떻게 꾸려나갈까... 궁금하다. 궁금해! 할 것이 굉장히 많은 것 같지만 실제로 촬영할 것을 상상해보면 또 어렵다. 왜, 세상에서 가장 미인이라는 사람들의 눈, 코, 입, 귀, 얼굴형을 모았더니 생각보다 이상하더라. 이런 이야기도 있듯이, 아직까진 어떤 채널을 봐도 이전에 이미 나왔던 '그 방송프로그램'이 생각나고, 기억에 남을 정도로 새로운 점도 없는 것이 걱정이다. 뭐, 이제 한 달 했는데...


그래서 이 방송은 팬방송? 아니면 신화방송?


여하튼 이번 방송의 시청 포인트는 '팬방송이냐, 아니면 방송사 예능프로그램이냐'를 가늠하는데 있었다. 진지하게 일하고 조금만 깊게 일상을 취재하면 그건 팬들이 가진 '우리 오빠는 방송 카메라가 안 돌 때 뭐하고 지낼까?'를 보여주는 팬방송이 되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너무 얼토당토하지 않은 장난을 치면서 오로지 예능을 위한 방송을 하면, 그건 다큐채널이라는 이름에 맞지 않는다. 그 중간, 일상을 보여주면서 재미가 넘칠 것. 그 분량을 뽑아내야 하는 신화의 활약이 중요한 아이템이다. 연기자의 역할이 중요치 않은 방송이 어디 있겠느냐만, 내 어깨가 다 무거워지려 한다.


너무 진지하게 밀착취재를 해서 일상을 노출시킨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들의 의외의 모습을 아예 안 보여준 것도 아니고, 장난기 넘치는 신화의 이미지도 적절히 섞었다. 팬들은 '저게 신화지!'를 생각하게 하고, 대중들은 '신화가 저렇구나!'라며 웃게 한 점에서는 이번주 방송은 예능방송으로 잘 위치를 잡았던 것 같다.


다만 몰래카메라는 좀 아쉽다. 일단 아이디어도 급조한 것 같고, 내용도 재미 없다. 딱히 어떻게 반응해야할 지... 다들 여우거든요. 눈치봐서 속아야 하면 속겠지만, 안 속아도 그림이 나올 것 같으면 안 속을거거든요. 몰래카메라를 우리가 보고 있는건지, 몰래카메라를 하는 것처럼 이 사람들이 시청자를 속이는건지 헷갈리는 그림이 나올 수도 있거든요. 시간 지나면 신화방송 PD도 김태호 PD처럼 카메라 앞에 노출이 좀 될 듯 한데, 차라리 신화가 VJ 몇 분만을 섭외해서 PD를 속이는 것이 더 웃길 듯. 그게 방송으로 꾸려지긴 하나...?

여담1.

 항상 움직여야 하고, 바쁘고, 새롭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하고, 그러려니 치열해야 하고, 하지만 그래서 재미있다. 그 안에 들어가면 또 그 새로움이 일상이 되어 느슨해질지 모르지만, 시간이 정해져있고 매번 다뤄야하는 컨텐츠가 달라서 최고로 만들기가 쉽지 않은 그 긴장감 때문에 일상은 느슨해지려면 40년은 지나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그 파릇파릇함!

오빠야가 무대가 너무나도 신기하게 아름다워서 사진을 찍었겠드나. 마음이 참 부럽다, 오빠.


기술적인 부분은 배워서 해결된다고 치자.

음악을 만들 때는 어떤 음향이 어떻게 몇 마디가 들어가는지, 멜로디만 있었을 곡을 노래 반주로 구성하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 게다가 보컬을 넣을 때는 비음을 넣을지 가성으로 부를지 계산이 딱 서는건지. 예를 들면 신화의 10집 [welcome]에서 2절에 '핑 돌지도 나는 몰라'라는 가사 부분이었나, 신혜성이 비음을 확 섞어서 노래하는데, 저 부분에서 저렇게 노래하는 건 감으로 타고 나는건가... 너무나 신기해서. 그걸 그렇게 부를 생각을 하는 것도 신기하고, 그 소리를 레코딩에 쓸 정도로 예쁘게 다듬어 둔 것도 신기하고, 다듬어서 쓸 수 있을 정도로 타고난 소리가 예쁜 것도 신기하고...ㅡ_ㅡ

방송을 만들 때는 아무리 웃고 떠들자는 예능이라도 시청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것도 신기하고, 파일럿도 제작하지 않은 상태에서 될성부른 아이템을 생각해내고 고르는 것도 신기하고, 그러려면 시청자들의 큰 취향을 알고 있어야 할텐데, 그건 어떻게 읽는 것인지, 그걸 잡아내는 매의 눈은 타고 나는 것인지도 신기하다. 그걸 한장된 인력으로 한정된 물자로 구현해 내는 운영능력, 찍은 전체 분량에서 엑기스만 뽑아서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있는 서사로 편집하는 것도 신기하다. 이건 다 타고 나는 것일까, 계발할 수 있는 것일까?

정말 궁금해!! 정말 정말 궁금하다고!!


여담2.

큰오빠가 객석이 차야 하는데 이 자리가 이렇게 비어있으면 어떡할까 하고 마음이 싸했다지만, 팬들은 트래픽 과부화로 티켓 획득 못 할까봐 긴장으로 손끝이 싸했을걸요. 그리고 티켓이 다 팔렸을 시점에서 촬영했을텐데, 안 찰까봐 고민은 왜 해. 14만원짜리 티켓사서 안 가는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에잉, 오글거려. 그러지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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