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d Notebook

Five in the Black | 동방신기 | 2007

by 알 수 없는 사용자

동방신기 일본 2번째 라이브투어 실황 DVD 자켓

 


동방신기 멤버들이나 기획사가 한국보다 일본활동에 집중한다는 느낌은, 별로 받고 싶지도 않고 받을 필요도 없죠. 사실 뭐 동방신기가 각 공연에 임하는 애티튜드가 다르다는 건 말도 안되고, 말이 되어서도 안되는 일이니까요... 게다가 팬질하는데 그게 왜 중요합니까.

뭐 갑자기 왜 한국 일본 이야기를 꺼냈을까... 사실 이야기 하고 있은건 콘서트 기획의 방향성입니다. 한국 콘서트와 일본 콘서트 기획에 있어서는 소소한 차이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 콘서트는 '동방신기'라는 그룹을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각각 멤버들의 특성을 부각시켜주기도 해야하는 까닭에, 논점이 흐트러지는 부분이 보입니다. 다시 말하면, 한국 팬들은 애시당초에 '동방신기'라는 그룹이 무슨 노래를 부르는가 궁금해 한다기 보다는 멤버 개개인의 모습이 어떤지를 확인하고 싶어한다는 것 입니다. 그게 팬들 문제일까요? 애시당초 첫 스타트가 그런 컨셉(서로다른 멤버들이 한 그룹으로 묶여있으나, 각자 고유의 파트가 정해져 있어 개별적인 매력을 발산하겠다는 구성; H.O.T.로부터 시작된)이었으니 팬들이 그런 쪽으로 치우쳐져 트레이닝된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요런 관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개개인이 다 튈 수있게 만들어주어야 하고, 그러려니 '동방신기'라는 그룹이 어떤 노래를 불러왔는가에 대한 레파토리는 다소 약화되더라도 개인의 매력을 부각시킬 수 있는 구성을 짜야하기 마련입니다. 그 때문에 콘서트는 동방신기만의 노래로만 자연스럽게 흘러오지 못하고, 중간에 뜬금없는 컨텐츠들이 들어가곤 합니다. 콘서트가 되었든, 쇼케이스가 되었든 '개인기'라는 이름표를 달고 무대들이 많이 나오죠. (전혀 신빙성 없는 내 생각이지만.) 한국의 관중은 동방신기의 노래를 들으러 오는게 아니라, 우리 오빠의 얼굴을 보러 오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그건 관중들 잘못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지금 저는 한국관중과 일본관중의 아티스트에 대한 태도 차이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냥 공연의 모습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구요. 일본 공연 실황을 보면서는 매 공연마다 미처 매력을 발견하지 못했던 곡을 발견하게 됩니다. 멤버를 살리는 것은 두 번째 중요한 요인이고 (때에 따라서는 심지어 전~혀 고려사항이 아닙니다.) 일차적으로는 동방신기라는 그룹의 음악을 잘 살리려고 노력합니다. 시아준수 믹키유천 영웅재중 최강창민 유노윤호가 서는 무대가 아니라 그냥 토호신키가 노래하는 무대. 그룹의 노래가 부각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부분은 과감히 삭제해버리니 집중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죠.

저번 공연에서 예상외로 일본에서의 활동이 중학원생들 대상의 귀여운 아이돌이 아니라 일정 연령 이상의 보컬그룹에 맞춰져 있다는 게 확인된 이상, 처음 공연을 볼 때와 두번째 공연을 볼 때의 관객들의 마음가짐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도입VCR부터 힘을 퐉 줘서 눈길을 끕니다, 어쩜 다 저렇게 모델들일까요 ; . ;
뭐 거적대기를 입혀놔도 이쁘겠지만...

공연 자체도 재미있었고, 멤버들도 기대치만큼의 역할을 잘 해냈습니다. 개개별의 트랙들 배치도 너무 잘 되어있고, 미처 발견하지 못한 좋은 곡들의 매력을 최대치로 높히기까지 했구요. 너무 전반적인 느낌이 좋아서 그런지, 이상하게 감명깊은 한 곡을 뽑아내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이 곡도 생각나고 저 곡도 생각나고... 그러니 그냥 전체적인 이야기를 치고 나가는 것이 더 낫겠지요^^?

멤버들 모두 모든 면에서 많이 안정되고 있습니다. 최강창민 안무는 키가 너무 길다란 탓인지 가끔 엉성한 느낌이 있었는데, 이제 동작이 이쁘게 나오고, 호흡이나 발성면에서도 목소리들이 다 깨끗합니다. 숨을 들이쉬고, 소리를 낼 때 그 숨의 분배하는 능력이 좋아진 것 같아서 너무 기쁘더라구요.

믹키유천은 원래 숨을 여러번 잘게 쪼개서 들이쉬는 편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건 유천이 개인적인 체질때문에 그런 것 같으니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죠. 원래 믹키유천의 목소리는 습한 기류에 푹 젖어서 굳이 분출하지 않고 그 기류에 묻어있는, 그래서 듣는 사람도 그 기류에 같이 묻히게 되는 쪽의 목소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강하게 밀어내는 소리는 굳이 나도 찾지 않고, 찾지 않아서인지는 몰라도 그런 소리를 내는 것도 많이 보질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이 사람의 소리가 완전한 미성이냐? 그것도 아니라서 습하고 외로운 감정을 타고 있으면서도 사포같이 거친 면이 있습니다. 그런 면이 약간 언밸런스 하기도 하고 매력으로 작용하기도 했는데 언제부터 점점 목소리의 그 강한 면을 내보이기 시작하고, 관객에게 자주 들려주기 시작합니다. 음반에 취입된 소리와 다른 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서 자신 파트 해석도 미묘하게 달라지고 있구요. 처음에는 듣는 나도 새로워서 약간은 불편했지만 점점 익숙해지고 소리도 더 이뻐져서 이제는 어느정도 체화가 된 것 같습니다. 안전하게 가야 할 때는 안전하게, 고조 시켜야 할 때는 고조 시키고...... 믹키유천이 관객에게 내보일 수 있는 카드가 하나 더 생긴 것 같아요.

최강창민. 창민이 소리는 정말 2집때부터 내리죽죽 말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귀 찢어지는, 좋게 말하면 정말 보기 드물게 음역이 넓어 표현 할 수 있는 영역이 무궁무진한 소리입니다. 높은 음도 굳이 가성을 쓰지 않고 낼 수 있고, 게다가 목소리 자체는 진성을 냈을 때 귀에 들어와 콕 박히는 스타일이구요. 때문에 2명만 화음에 놓이면, 메인음보다 최강창민의 음이 더 많이 들려버려서 낭패일 때가 아주 가~끔 있었는데, 이번 투어에서는 그런 부분이 없어진 것 같아요. 상대편 소리에 맞춰서 자기 소리를 더 조절하는 것이 들렸습니다. 주의를 집중시켜야 할 때, 여지껏의 보컬들을 한 번 매듭 지어야 할 때는 전에 냈던 날카로운 소리를, 서로 호흡을 맞출 때는 지금처럼 부드러운 소리를 잘 배치해서 쓰기 시작한 것 같아요. 한 프레이즈에서도 부분부분의 성격에 따라 소리를 자연스럽게 바꾸고 있구요. 전에 음역에 대한 조언으로 넓은 음역을 낸다고 노래를 잘 하는 것은 아니죠, 부드럽고 강하고 각 소리의 특성을 이해하고 적절한 때에 잘 배치할 줄 아는 것이 잘 하는 것이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 점을 또 다시 밍이한테 배웠던 것 같아요.

영웅재중. 제제 소리 말 많았는데 무슨 소리가 되었든 자기가 들어봐서 그게 아니면 돌아올 수 있는 사람이고 그만큼 스마트하니까 팬들이 뭐라 할 필요가 없어요.  엘레지와 락을 왔다갔다 자기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보여줬으니 노래에 따라서, 공연의 성격에 따라서 조절하는 모습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소리가 더 부드러워진 것 같아요^^ 기교와 전혀 상관없이 그냥 소리 자체가 더 부드러워지고 동글동글해졌어요. 또 저번에 아쉬웠던 박자 늘어지는 거, 딱히 지금 당장은 이번 공연 내에서 생각나지 않네요. 박자 늘어지는건 앞으로도 하지 말자. 제제님!!!^^ 근데 화음 넣을 때 너무 심한 바이브레이션... 진동 바뀔 때마다 깨졌다가 붙었다가 깨졌다가 붙었다가 하는 소리 계속 듣는거 난 별로인데...

역시나 저는 어쩔 수 없는 팬때기라서- proud를 부를 때 멤버들이 눈물 뚝뚝 흘리는 것이 제일 강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딱히 그 노래를 감동적으로 잘 불렀다기 보다는 조명 색도 너무 이쁘고, 손 흔드는 모습 진짜 다섯이 다 다르고. 멤버들과 힘들때부터 얘네를 진심으로 잘 돌봐주던 스텝분들만이 공유하는 감정이 있을테고, 한국에서 팬들이 한국 와라 한국 와라 하면서도 일본에서 잘 풀리기를 바라고 고대했던만큼 팬들이 공유하던 감정이 있을테죠. 팬 입장에서 후자의 감정만으로도 저네들 눈물이 동화되었습니다. 노래 부르기 전부터 눈물 그렁그렁해서 있던 시아준수와 믹키유천은 이제 proud 들을 때마다 눈에 밟힙니다.

저번은 공연장이 이번 공연장보다 작아서 그런지 공명이 별로 안됬는데 이번에는 공명음도 그렇고, 저번보다 멤버들 목소리랑 마이크 톤 튠에 더 신경을 쓴 듯, 각자의 목소리가 더 이쁘기도 합니다. 게다가 조명 색도 너무 이쁘고. 아직 메인오디오로 안들어봐서 잘은 모르겠는데, 사운드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구성도 좋고, 앨범을 부각시키면서 새로운 면도 보이고. 애들 이쁘고. 노래 잘했고. 춤까지 잘 추고. 또 뭘 바라겠어요^^ 더 많이 하면 샘만 더 나죠^^


여하튼... 일본에서 계속 잘 커갔으면 좋겠어요... 한국에서 자주 보고싶은 마음보다는, 이 그룹이 더 오래오래 노래를 부르고 음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게 더 중요한 것이니, 부디 목소리 내고 요구할 건 요구할 수 있는 위치가 되서 선택을 할 수 있는 시기가 올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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