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기적 | 엑소

데뷔 2년, 대형 그룹으로 성장한 엑소의 겨울 시즌앨범, 12월의 기적. 한국과 중국에서 뜨거운 한 해를 보낸 엑소가 연말을 정리하며 팬들에게 보낸 일종의 크리스마스 카드다. 활동할 때는 관심이 없어서 지금 듣게 됐다.

앨범과 동명인 타이틀곡 [12월의 기적]은 엑소 멤버들이 가진 초능력을 촘촘히 심어 짠 가사로 엮어낸 발라드다. 헤어진 연인이 보고 싶어 시간을 돌려 추억의 한 페이지를 계속 되짚고, 눈물을 닮은 눈송이를 얼려 세상에 흩뿌린다는 내용이 가사에 한 가득이다. 좀... '초라한 초능력'이라는 직접적인 단어를 듣고는 조금 당황하긴 했는데, 가사 자체 내용은 잘 엮어서 많이 오글거리지는 않는다. 그냥 다른 발라드나 비슷한 수준.

노래는 겨울에 듣기 편한 발라드. 엑소에서 보컬라인으로 분류되는 첸, 백현, 디오가 노래한다. 오케스트라로 소리를 다양하게 사용해서 뽑아낸 스탠더드 발라드. 특별한 것은 없지만 그래도 들으면 좋다.

셋 다 목소리는 참 예쁘다. 첸은 트렌드에 맞는 소리고, 백현은 어디든 잘 어울리는 소리고.

아, 가장 사랑스러운 목소리를 가진 멤버는 디오. 가요보다 팝에 너무 잘 어울리는 소리를 가져서 들으면 좋다. 문화 사대주의는 아니지만, 여전히 팝에 잘 어울리는 목소리는 흔치 않으니까. 발음이 너무 흐르지만 않으면 전달력이 문제있는 정도는 아니라서,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기대하는 가수다. 떼창을 해도 이리 튀는 목소리라니. 아직 20살이라니 발전도 많이 할거고, 얼굴도 예쁘고, 목소리도 예쁘고. 

[Christmas day]도 좋은데, 조금 더 블루스를 확 살려버렸어도 좋을 것 같다. 리듬이 살다 만 느낌이 들어서 노래 자체는 좋은데 아쉬웠다. 전반적으로 중국어 노래들이 더 박자감이 사는 관계로, 이 노래와 12월의 기적(十二月的奇迹)은 중국어로 듣는 것을 추천. 12월의 기적은 예쁜 발음들이 많이 들어가서 또 좋기도 하고. 중국어 12월의 기적은 디오 대신 루한이 불렀댄다. 

[The Star]는 '젊어 좋다' 싶은 노래로, 참 꾸미지 않고 정직하게 부른다.

여기엔 없지만 음악을 대하는 애티튜드가 좋은 멤버는 찬열. 기타치고 여유롭게 노래하는게, 단기간에 성과내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차근차근 잘 해 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기타며 노래로 서브해 주는게 참 좋다.

여하튼 요즘 중국어 공부 한다고 엑소 노래 많이 듣고 있다. 처음으로 알아들은 중국어가 十二月的奇迹의 ‘每一次我想你’란 가사라서 이 앨범이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