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d Notebook

국카스텐- always there is something

by 리비 :)


...누구세요?


요즘 무슨 책을 읽으세요? 보통 시간 남으면 뭐 하세요? 어떤 음악 좋아해요? 최근에 본 영화는 뭐예요? 재미있어요? 그 일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나는 정말 호감이 생긴 사람에게 보통은 이런 질문들을 한다. (오랜 침묵 후에 던지는 질문일 경우엔 많이 다르지만...) 질문은 호기심 표현인가보다.

가수들의 무대를 볼 때, '도대체 음악을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된거예요'라고 묻고 싶은 적은 많이 없었다. 막연하게 음악이 좋았다거나 유명해지고 싶었나보다, 진짜 하고 싶었나보다, 그렇게 생각하고 만다. 나도 어떤 일을 꿈꿀 때 어떤 사명감을 가지고 하고 싶다거나 천부적인 재능을 그 분야에서 발견하게 되었던 적은 없었으니까, 남들도 그렇겠거니 하는 것이다. 밴드를 하면 성공할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는 하현우의 그 이전이 궁금한 것은 그 때문이다. 



호응을 유도하는 모션은 그냥 거들 뿐? 하현우의 목소리와 기이하다는 느낌까지 들게 하는 기타의 다양한 소리가 진짜 사람들을 소리지르게 하는 것 같다.

박지윤의 성인식을 자신들의 곡으로 연주했다. 국카스텐의 방식으로 흠잡을데 없이소화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국카스텐의 곡처럼 딱 맞는 모양으로 테일러드된 곡이었지만, 그래도 그 곡도 이들 기준에서는 남의 곡이었을 것이다. 순수한 자신의 곡은 어디까지 완전히 해체해서 다시 연주했는지, 이어지는 곡인 sink hole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같은 곡이지만 변한 부분이 많다. 음반에 들어간 것은 단 하나가 아니라 수 많은 베스트 중 하나였다고 말하는 듯한 연주다.

라이브나 음반에서 느껴지는 것은 음을 어떻게 내서 어떤 식으로 사용할지를 감각적으로 타고났다는 느낌이다. 나같은 범인은 품지 못할 천재성이 음반에 취입된 음원뿐만 아니라 라이브연주 상에서 약간씩 변한 음과 악기 소리에서까지 품어져 나온다. 더 나은 결과물이 있을 듯 해서 귀가 꽉 차지 않을 때가 가끔 있다. 하지만 정말 천재적이라고 생각되는 음악을 들을 때는 귀가 꽉 찬다. 굳이 아쉬운 점을 붙이려고 노력해봐도 손을 못 대겠다 싶다. 기타소리도 기타소리지만, 보컬로 짚는 음들도 난해한 음이 많은데, 그걸 물흐르 듯 멜로디로 만들어내는 것도 신기하다. 보컬이 마르고 조그만데 소리가 빵빵 터져서 완전히 큰 홀을 장악해버리는 것도 신기하다. (락밴드 보컬들은 좀... 목소리가 다르긴 한 것 같아ㅡ_ㅡ)

달리는 드럼은 머리아파서 별로 안 좋아하는데, 국카스텐 드럼은 굉장히 차분하다. 차분해서 안정적이고, 안정적이니까 보컬이 치고나가도 부담이 없다. 밴드에서 한 파트가 훅 가면 듣는 사람이 숨막힌다. 윤도현의 머스트 신화 편에서 비너스에서 신오빠 노래 다음에 에릭 랩 부분에서 코러스가 훅 달려서 곡 템포 빨라진 것처럼.

국카스텐의 베이스와 기타도 소리가 참 깨끗해서 좋다. 인이어가 들리던 안 들리던 맞는게 당연하다지만 엄청 신기...ㅡ_ㅡ 울리고 관객들 떼창 장난 아니었는데 ㅡ_ㅡ 아, 난 현장에서 일렉 톤 잡는거 보면 정말 신기하더라.

뮤즈나 레드핫칠리페퍼스를 좋아하는만큼 이 팀에도 귀가 쏠리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팀은 진짜 그냥 국카스텐이다. 하현우 씨 말대로, 이정도 사운드에 이정도의 노래를 쓰는 밴드인데, 자신감 폭발해도 좋을 듯 하다.

주현미와 같은 무대에 섰던 경험도 있었던 이들이 세대가 다른 곡들을 다시 부르는데 나름의 노하우가 있으리라고 기대할 법 했고, 그 기대치를 폭발시킨 듯 하다. 우리집 근처 음반가게에도 두 달 전까지는 재고 좀 있던데, 그거 다 팔렸길!


이 와중에 신화는 신화방송에서 멋있으려 용쓰지 않아서 더 멋있고, 태민이는 귀엽고, 민호는 스포츠맨십이 넘쳐서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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