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d Notebook

너랑 감정싸움하기 싫어.

by 리비 :)


나, 너랑 감정싸움하기 싫어.


연인 사이나 친구 사이에서나 내뱉을 말같다고? 


즐기기 싫어요.


하긴 딱히 요즘만 그런 것이 아니라 항상 우리는 감정을 판단에 끌어들이는 것을 경계해야 했다. 특히 연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하는 것이긴 하다. 하지만 '처단' '과거 청산'과 같은 표현이 자주 나오는 글이나 말은 일단 경계하고 읽고 듣게 된다. "마음 단디 먹그라."라는 말이 뇌리를 스치는 기분?


어제 H신문을 읽던 중 세대별 투표율에 따른 역대 선거 결과를 다룬 특집기사를 봤다. 수치로만 적힌 문장이니 신문이 어떤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가 없었을 것임을 믿는다. 다만 세대 별 투표율에 따른 역대 선거 결과가 세대 간의 균열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우려가 스쳤을 뿐이다.


벌써 예전이 되어버린 '무상급식' 이슈만 해도 그렇다. 만나본 50대 이상 어른 중에서는 굳이 경제적 상황이 여유있는 아이들까지 정부가 책임질 필요는 없다는 말씀을 하신 분들이 많았다. 행정부 예산이 한정되어있는 가운데, 지나치게 행정부가 관여하는 대상이 확장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 번 확장된 예산이나 기관은 줄어들기 어렵고, 이러한 것이 결국은 세수증가로 이어져 국민이 부담해야하는 것이 커진다는 논지가 주를 이룬다. 이에 대한 젊은 세대의 의견은 또 다르다. 부자 아이와 가난한 아이의 먹을거리는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무상급식을 해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세수는 크지 않았던 지자체의 예시를 들기도 한다.


아이들이 먹을거리로 기죽지 않아야 한다는 평등을 근거로 내세우면 씨알도 안 먹힌다. 평등이라는 가치 자체의 정의도 여러가지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상급식을 하지 말자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평등과 무상급식을 하자는 사람들의 평등은 정의가 약간 다르다. 둘 다 일리가 있는 이야기라 이 점을 공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건 정말 평행선 상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남는 것은 이념적인 이야기가 아닌 현실 이야기다. 추가 부담이 발생하는가? 늘어나는 부담이 있다면 우리 세수가 이를 부담할 능력이 되는가. 혹시 추가 세수가 발생할 경우 이를 부담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의 비율이 투표결과와 이어지는 것이다. 어른도 만약 사회적으로 자원이 풍부하다면 아이들에게 똑같이 밥을 주는 것이 좋을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하시는 분이 많으셨다. 다만 이것이 세금부담으로 이어지지는 않을지와 같은 수치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나는 내가 지지하는 정당의 주장에 얼마나 설득력있는 조사 수치, 이념, 문헌 상의 근거를 다른 이들에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한 번은 생각해봐야 했다. 젊은 세대가 윗 세대에게 현실문제를 생각하지 않고 이념에 치우쳐 감정적으로 쏠리는 쪽에 투표하는 무리라는 이미지로 비춰질까 염려스럽다. 지금이야 이것이 가벼운 의견차이로 보이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균열로 발전하지는 않을지, 투표가 세대 간 차이를 드러내주는 정기적인 행사가 되지는 않을지 걱정된다. 물론 세대 간의 성향차이야 언제나 있었던 것이지만, 더 심해지지는 않길 바라본다.


투표는 틀림없이 중요한 일이다. 당연한 일이라서 자랑스러워해야 할 이유도 없다. 혹시 나에게 '투표해야 한다'라는 당연한 것을 '자부심'과 같은 감성으로 몰아가는 마음은 없으려나. 혹시 나를 그런 감성주의자로 만드려 하는 사람은 있지 않나. 그것도 한 번 생각해보며, 이제 3일 남았다.


여하튼 투표방송 기대된다^^ 누가누가 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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