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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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열 | 2017방송_영화 2017. 7. 19. 15:16
스포일러 포함 아침 뉴스에 일본 총리가 한마디 했다는 내용이 뜨는 날에는 공항철도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이 헤매고 있어도 그냥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휙 지나가버린다. 어차피 대한민국에 일본어하는 사람이야 수두룩하고, 내가 꼭 도와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 하지만 오늘은 한국에서의 안녕을 바라는 마음으로 헤매는 일본인 가족에게 말을 건넸다. 시비를 다툴 것은 일본 내각이지 일본 민중이 아니라는 박열의 말이 생각나서.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이성은 이해하나 감성은 따라가지 못한다. 그래서 이따금 부끄럽다. 박열 의사를 연기한 이제훈 배우의 입에서 "일본 권력과 싸우지 일본 민중과 싸우냐"라는 대사가 나왔을 때도 그래서 부끄러웠다. 같은 이유에서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 [박열]은 역사에 기록된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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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홈커밍 | 2017방송_영화 2017. 7. 19. 08:07
스포일러 포함 이 영화 너무 좋아 ㅠㅠ 나에게 마블과 소니의 차이점은 안도와 실망의 중간 쯤이다. 어벤저스의 마블과 엑스맨의 소니. 마블은 판타지에 현실을 섞고, 소니는 현실에 판타지를 얹는다. 다 잘 될 것같은 밝은 환상의 세계에서도 좌절하고 갈등을 겪는 마블의 시리즈를 볼 때면 묘한 안도감이 든다. 반면, 히어로들이 지극히 현실적인 현실에서 고군분투하다가 종국엔 사건이 잘 해결되는 소니의 시리즈를 보면 엇나가고 싶은 반항심이 삐죽 고개를 든다. 어른들의 사정으로 마블의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활약하지 못했던 스파이더맨이 마블로 건너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뻐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쉴새없이 깐족이는 모습마저 짠한 스파이더맨이 상큼발랄한 마블의 세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했던 팬들이 적지는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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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mall Escape-2016 SKFF수상작방송_영화 2016. 4. 13. 01:40
아무 생각 안 하고 보고 싶을 때 찾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비메오 메인 페이지. 비메오 스태프들이 추천하는 동영상을 본다. 뮤직비디오도 상당수 많고 잘 만든 스팟들도 많다. 2016 SKFF(스웨덴의 단편영화제라고 함) 수상작이다. 자연스럽다는 느낌의 작품은 아니지만, 시각, 꿈, 도전, 하늘, 비상, 이런 이미지들이 진하지 않지만 예쁜 색감으로 잔잔히 펼쳐진다. 꽤나 날이 서있는 가위를 소재로 하고 있어서 처음에는 다소 무서웠으나... 보니 움직임이 발레리나 같다는 생각을 했다. 대표이미지는 이 작품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 하다하다 가위에게 감정이입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전지적 시점이 캐릭터를 걸치고 보거나 1인칭 시점에서 보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가위라는 소재의 특이함 덕분에 전지적 시점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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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therhood...파이널판타지15 EP01SSul 썰/일기 2016. 4. 3. 01:12
파이널판타지15 발매일이 나옴. 10년만이다. 일본발매를 9월 30일에 한다는 것 같다. 그 전에 파이널판타지15의 줄거리를 다룬 애니메이션 공개. 작화라던가, 그런 것들이 별로 취향은 아니다. 1화는 머리 염색하면서 심심해서 보게 됐지만 확실히 챙겨보지는 않을 것 같다. 자막은 달아놨으나... 오역이 많지만 고치지는 않아요. 틀린 부분 알려주시면 공부하는데 잘 쓸게요. 하지만 고치지 않을거예요. (-_-) (_ _) (^_^) 무자막 애니메이션은 유튜브에서 찾아서 보시면 될 듯. 여하튼 애니메이션으로 보면 전투 방식이 재미있다. 리듬타면 좋을 것 같다. 이로써 9월 30일 이후에 플레이스테이션 구매가 결정됐다... 플스4로 나올 것 같진 않고... 플스독점게임일테니 PC이식이 될 것 같지도 않아 어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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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에 신이 산다 / 2015방송_영화 2016. 3. 27. 22:06
예수 그리스도와 사도들을 생각하면 생각나는 그림,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에 영화의 이야기를 덧입힌 장면으로 시작한 유쾌한 영화. 가부장적인 아빠, 신. 신만이 들어갈 수 있는 서재. 인류에게 고통을 주며 스트레스를 푸는 신. '보편 짜증 유발의 법칙'을 만들어 사소한 일상에서까지 짜증을 일으키며 유희를 얻는 신. 신성모독같은 영화의 시작은 도무지 상상이 되지 않는 신의 모습을 묘사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신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서재에 들어간 신의 딸 '에야'는 신이 세상 업무를 보는 컴퓨터 앞에 앉아 아빠 신이 일으킨 재난을 본다. 그리고 밥상에서 "아빠가 하는 일 완전 짜증나." 라고 폭탄선언을 하고 아빠에게 혼난 후 복수를 하겠다는 일념 하에 탈출을 결심한다. 집안에는 이름을 언급하면 안 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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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2015]방송_영화 2016. 3. 27. 19:41
노력이 부족하다고 말하지 좀 말아요. 작년 이정현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겨다 준 영화다. 봤을 당시에는 감상문이고 뭐고 적을 여유도 없어서 그냥 넘겼는데... 무서운 영상이 나오지만 각이 딱딱 맞춰진 화면배치와 특이한 색채, 배경을 잘 설명해 주는 소품의 활용이 예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게다가 안쓰러운 역할을 하는 이정현의 아름다움도 한 몫하고. 영화의 연출 자체는 수남 캐릭터, 그 자체같다. 직선적이고 날카로운데 아름답다. 수남도 아름답고 정직하며 성실하지만 (수남에게 너무 잔인한 세상을 살다 보니) 멋모르게 잔인해 진 캐릭터다. 잔인하지만 유머가 있다. 잔인한 영화에서 유머는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게 도와주는 조미료 역할을 한다. 이 영화에서는 특이한 색감, 과장된 조연 캐릭터를통해, 순수한 주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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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칭포슈가맨+벨벳골드마인+대니콜린스방송_영화 2016. 2. 18. 00:36
실제 인물을 기반으로 한 음악영화가 보고 싶어서 골라 본 영화. jTBC의 의 영감이 된 영화라고 한다. 거짓말같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미국에서는 망한 앨범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엄청난 대박을 치면서 슈퍼스타가 된 '슈가맨'의 이야기를 다뤘다. 딱히 극적 장치가 없어도 충분히 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인데, 여기에 궁금증을 던지고 해답을 찾아가는 구성을 갖추면서 스토리가 더 잘 살아난 다큐멘터리 영화다. 2011~2012년 전후로 아일톤 세나에 대한 다큐멘터리도 봤었는데, 이 자료화면과 전설적인 레이서 세나에 대한 기억에 의존해서 감정을 끌어낸다면 은 극의 구성까지 탄탄하게 잡은 편이라 완성도가 더 있다는 감상을 주는 편이다. 그리고 은 좀 어려웠던 영화... 이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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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분위기 [2016]방송_영화 2016. 2. 7. 00:38
그런 영화들이 있다. 볼 때는 푸하하 웃으면서 또는 흐음 하면서 잘 봤는데 보고 나서 내가 이 영화를 왜 봤나 싶은 영화들. 가 딱 그렇다. 본 걸 후회하는 건 아니지만... 이 영화의 주제. 문채원의 대사가 가장 정확하다, "그거 성희롱이에요, 범죄라고요, 범죄!" 일단 그건 완전 맞고, 이 모든 발단이 유연석이니까 짜증이 날 듯 말 듯한 기분으로 보는 거고. 사실은 극본이 제정신인 건가 싶었고. 뭐 웃자고 던지는 영화에 죽자고 달려들 필요는 없으니까 그렇다고 치고. 하지만, 그래도 이 영화가 현실성은 없다는 건 인정해야 한다. 시작점부터가 이런 쪽은 아니라는 말이다. 말고, 이 영화는 대놓고 말하자고 등 떠미는 뻔한 로맨틱 코메디인 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배우만큼은 산다. 문채원은 예쁘고 맑고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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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경삼림 [1994]SSul 썰/일기 2016. 1. 10. 16:34
2개의 에피소드 가운데 더 좋아하는 건 왕페이가 나오는 양조위+왕페이 분의 연애담. 그게, 왕페이 목소리가 좋아서요. 샐러드가게 사장은 금성무에게 점원이 새로 왔다며 소개하지만 "남자는 관심 없어요~"하고, 그 여직원 왕페이는 곧 양조위를 만나게 된다. 당장 머리가 아프지는 않지만 머리가 아파질 것 같은 휴일이 있다. 그런 날은 일어나서 커피를 연거푸 2잔씩 마셔도 머리가 아프다. 미리 두통약을 먹고, 왕페이가 출연하는 첫 장면쯤부터 틀어놓고 누워서 보다가 잠들었다가 다시 일어나면 보통 이 장면쯤이 나온다. 평범한 캐릭터가 없는데, 양조위나 왕페이를 보고 있으면 묘하게 안정감이 든다. 왕페이는 왜 비행기 표를 그려놓고 왜 1년 동안 홍콩을 떠난걸까? 왜 하필 스튜어디스가 된걸까? 머리는 왜 길렀을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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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제들 [2015]방송_영화 2015. 12. 27. 13:30
을 이해하는데 가장 힘든 것은 아무래도 종교색, 그리고 두 번째 장벽은 낯선 언어들. 영어, 라틴어, 중국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부마자'라거나 '서품'같은 비종교인에게 낯설 수 있는 단어들이다. 이 단어들을 극 속에서 설명하려고 들면 현실감이 떨어진다. 다들 종교인이고, 심지어 악령에 씌인 아이도 종교를 신실하게 믿었던 아이인데. 영화 오프닝 타이틀 시퀀스는 영화 시작 전에 전반의 스토리를 함축적으로 전달해준다. 디지털 예술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부분인데, 2시간에 육박하는 이야기를 길어봐야 3분 안에 함축적으로 보여주면서 관객에게 현실을 떠나 가상의 세계로 몰입도를 이끌어 내는 일종의 '관문'이다. 007은 원래 유명하고( 전에도 영상교재로 007 시리즈는 많이 보곤 했다), 마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