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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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소리를 듣다.사진/여행지 2012. 3. 3. 02:37
꿈을 위해 살다보면 누구나가 그렇듯 마음을 많이 다치게 된다. 다들 그렇다. 나만 그렇게 힘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도 위안이 되지 않는다. 그럴 때는 현실과 동떨어진 그 어딘가, 이런 곳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그 어딘가에서 잠시만이라도 마음을 뉘이는 것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 조용히 마음을 감싸안아주는 고요한 장소, 굳이 장소가 아니라도 조용히 마음을 보듬어주는 고요한 사람이 고플 때는 누구나 있다. 이 곳은 도시의 삶에서 가장 조용한 순간에도 들리는 형광등이 켜지는 소리와 시계 초침이 똑딱거리는 소리조차도 찾을 수 없는 고요함의 장소다. 노가 물을 조용히 가르는 소리, 새소리같은 침묵의 소리만이 들리는 시공간이다. 마음이 불안정하고 지치는, 뭔가가 무서운 그 모든 사람들에게 이 시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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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지 풍경사진/여행지 2012. 3. 3. 02:27
내 초등학교 시절의 꿈은 고고학자였다. 이집트에 가서 상형문자를 해독하는 것, 아주 구체적으로는 이집트의 상형문자 중에서 프톨레마이오스와 클레오파트라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있는 벽화 중 해독되기 전인 몇 글자를 알아내는 것이었다. (그 때 내가 알기로는 몇 글자가 해독되기 전이었으므로. 지금도 해독은 안 되었겠지.) 그래서 고고학에 관련된 서적을 고등학교 때까지 찾아 읽었었다. 이집트 신화, 이집트의 역사, 문화, 이집트와 관련된 소설들, 때로는 진시황릉이나 마왕퇴에 관련된 책도... 여차저차 고고학자의 꿈은 내팽개쳤지만, 캄보디아는 그런 나에게 있어서 일종의 꿈과 같은 곳이었다. 익숙지는 않지만 이해하려 되새기면 매번 새로운 재미를 반견할 수 있는 힌두신화가 숨쉬는 나라. 관능적이고 섬세한 부조가 만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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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차사진/여행지 2008. 6. 24. 00:09
관람차와 회전목마를 좋아하긴 했지만, 사실 자주 탈 기회가 있는 것도 아니고- 탈 때의 기분을 잊어버리고 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L월드에 갔을 때, 친구는 회전목마를 싫어해서 안 타고 혼자 탔었는데요. 회전목마에 앉아서 머리 위에서 돌아가는 전구의 불빛과 거울에 반사되는 주황색, 물에 번진 수채화를 보는 듯 한 흐릿하고 아련한 느낌이 드는 노래를 듣고 있으려니, 그제야 人生のmerry-go-round의 느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별안간 갖가지 감상에 푹 젖었답니다. 덕분에 밖에서 기다리는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은 홀랑 잊어버려서,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했는지 안했는지 기억도 안나고... 한 번 씩, 기회가 되면 타봐야겠어요. 갑자기 오다이바 비너스포트에서 관람차 안타고 그냥 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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