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얏삐의 키스 잉글리시(山Pのkiss英語)-후지테레비(フジテレビ )

by 리비 :)

山Pのkiss英語 / フジテレビ 


후지테레비(후테레), 일본 민영방송국으로, 도쿄를 중심으로 일본 관동지방에 방송프로그램을 송출하고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SBS 정도의 위치인데, 한국 지국은 MBC 내에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안 가봐서 잘 모르지만, 그렇다고 들었다. 일단 우익 쪽 방송국이라고 잘 알려져 있지만, 예능이나 드라마에서 그런 부분이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일본 내 시청률 기록 10위 안에 드는 드라마 중에 3개 정도는 후테레 드라마일 정도로 게츠쿠(월요일 저녁 9시에 방영하는 드라마 라인업)가 강세를 보였던 곳이다. 드라마 라인업도 괜찮지만, 특히나 강세를 보였던 것은 예능. 민영방송으로서 장점을 살려 시청률과 관계없이 스폰서십으로 장기간 제작되는 프로그램도 보유하고 있는 등 재미있는 부분이 꽤 있는 방송국이다. 일단 '스마스마(SMAP X SMAP)'도 이 방송사 프로그램이고 'VS아라시(VS嵐)'도 여기 프로그램이다. 종영했지만 '우리들의 음악(僕らの音楽)'도 이곳 프로그램. 문제는 일본도 마찬가지인지 시청률이 쭉쭉 떨어지고 있는데 후지테레비도 좋은 날은 다 갔다고 한다.



올해 그냥그냥 심심하면 찾아보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얏삐의 키스 잉글리시(山Pのkiss英語)'라는 프로그램이대. 이전에 이미 '어른들의 키스 잉글리시(大人のkiss英語)'가 있었고, 해당 프로그램을 그대로 계승해서 2014년에 타이틀만 바꿨다. '어른들의 키스 잉글리시'에서는 야마삐가 안젤리나 졸리를 인터뷰 하기도 했었다.


'얏삐의 키스 잉글리시' 내용은 "일본 전국에 영어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없어질 때까지, 야마삐가 간다!" 정도로 정리가 될 것 같다. 프로그램이 미묘하게 작위적인데 웃긴다. 알면서도 속아주는 그런 분위기인데 보다보면 피식피식 웃게 되는 이상한 마성의 프로그램이다. 맨날 반복되는 설정의 몰래카메라에 게스트가 당황하는 게 이상하면서도 가끔 보면 볼 때마다 웃기다. (물론 즐겨 찾게 되는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미리 스탭과 짜고 방송인에게 몰래카메라로 외국인이 전화를 건다. 상황은 주로 매니저 전화로 외국인이 "저기, 이 전화 주웠는데, 누구 전화인지 아세요?"라고 말하는 것. 그리고 이 전화에 반응하는 방송인의 반응을 보여주고, 현장으로 찾아가서 아까의 통화에 대해 사용한 영단어는 잘 알고 있는 단어인지 묻는 등 인터뷰를 진행한다. 이런 전개를 2~3차례 정도 반복한다.


AKB48멤버는 당황해서 전화 주인이 누구인지 아냐는 질문에 전화로는 "(전화기) 주인이 내 노예(SLAVE)다"라고 말했다. 몰래카메라를 종료하고 이뤄진 인터뷰...


MC: 매니저는 어떤 존재?

게스트: 존경하고 있습니다.

MC: SLAVE는 무슨 뜻?

게스트: 손윗사람!

MC: 어째서?

게스트: 저희 노래 중에 있어요.

MC: 그런 노래를 불렀어?

게스트: 온순한 SLAVE가 되자...(従順なSLAVEいなろう)

              # 이날 게스트였던 AKB48노래 중에 '従順なSlave'라는 곡이 있는데, 이 곡 후렴구 가사다.


속은 게스트를 스튜디오로 다시 초대해서 게스트가 추천하는 다른 방송인에게 똑같은 전화를 걸고 또 반응을 지켜본다.... 야마삐는 속이고 찾아가서 "미안, 몰래카메라였어. ごめんね、ドッキリなんだ。”같은 말을 반복하는 패턴이다.


이런 날도 있었다.


게스트: 스페인어 할 수 있어요?

     (스튜디오는 혼돈)

외국인: 아, 조...조금 할 수 있어요.

게스트: ¿Habla Espanol? -스페인어 해요?-

외국인: Un poquito. -조금요.-

    (MC: 스페인어를 말하잖아! -스튜디오는 혼돈)

게스트: ¿Poquito? Este... Eso telefono mi amiga. -조금? 그 전화기, 내 친구 거.-

외국인: Si si, mmm, si si. : 네, 네... 음....

게스트: Entonces, este... cerca de policia si tiene estacionamiento. Muy cerca, si tiene.-그러면... 경찰서 근처에 @#^%$&^- 잠깐만요. テメェの電話た、かわれ!!-매니저, 니 전화다. 바꿔 받아!-

    (MC: 화나신 것 같은데!)

매니저: ....(끊어버림)


게스트가 완전 영어를 못해서 헛소리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고, 생각보다 영어를 잘하는 모습도 재미있다.


근데 진짜 남는 건 없다. 그냥 영어 잘하는 혹은 영어 못하는 연예인 구경하는 것 이상은 없는 것 같은데 이 이상 뭐가 있어야 할 필요도 없는 것 같다. 이 프로그램이 이렇게 오래 가는 거 보면 참 신기하다. 한편으로는 금요일 자정을 넘긴 새벽1시 쯤 편성되는 30분물 프로그램인데, 뭐 딱히 남아야 할 필요 없이 잠자리에서 가볍게 까르륵 웃고 넘어갈 프로그램이면 적당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금요일인데, 주말을 앞둔 금요일이니까 생각없이 웃자는 취지로 만든 프로그램인 것 같다.


반복되는 레퍼토리도 편성 시간대를 생각하면 이 프로그램을 자주 챙겨보는 사람이 없을 듯 하다는 생각도 들고... 다큐멘터리 막 보다가 좀 쉬고 싶을 때 두세 편 찾아보면 전환이 좀 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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