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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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제169회 정기공연 <잠자는 숲속의 미녀>공연_전시 2017. 4. 4. 21:52
도도하고 멋지다. 클래식발레, 그 몸짓 자체가 그렇다. 극도로 정제된 몸의 움직임, 일상에서 사용하지 않는 신체활동범위에서 오는 비현실감, 그 와중에 발현하는 얼굴과 손 끝의 감정표현이 그런 생각을 하게 한다. 제169회 2017년 국립발레단 정기공연 를 보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영국의 로열발레단(The Royal Ballet)에서 보여준 리허설생중계다. 맨하단에 덧붙일 이 영상에서는 모니카 메이슨(Monica Mason) 감독이 숲속의 나쁜 요정 카라보스 역할 데뷔를 앞둔 솔리스트 올리비아 코울리(Olivia Cowley)의 첫 마임 리허설을 전반부에 보여준다. 후반부에는 페어리 배리에이션의 안무 리허설이 나오는데, 귀여운 카라보스도 만나고 싶고, 카나리 페어리 배리에이션이 보고 싶어서 바로 예매를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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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DP무용단] 제17회 정기공연공연_전시 2017. 4. 3. 18:14
공연 흐름에 대한 스포일러성 서술 포함 유의이하, 공연내용에 대한 설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1부 안무: 에릭 랑게(Eric Languet)출연: 류진욱, 장원호, 강혁, 이정민, 정건, 전우상, 임샛별, 김보람, 김수인, 정록이, 이주희, 양지연, 한윤주2부 안무: 김동규출연: 천종원, 이선태, 김성현, 윤나라, 임종경, 전우상, 장지호, 임샛별, 양지연, 정록이, 신호영, 이홍 내 이야기,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 이번 LDP의 정기공연은 지금 시대를 향한 안무가와 무용가들의 애정어린 관찰보고서였다. 현대무용은 난해하다. 동작을 봐도 어렵고, 해석하려고 들면 헷갈린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런 생각을 하고 공연장에 발을 내디뎠다. 모르겠으면 그냥 무용가의 몸짓만 눈에 담고 와야지. 저 동작을 저정도로 정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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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컬쳐프로젝트 장 폴 고티에 전공연_전시 2016. 5. 6. 22:51
현대카드에서 장 폴 고티에의 오뜨꾸뛰르 콜렉션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 모든 의상을 다 사진으로 올리면 아쉬우니 맛보기 몇 장만을 올린다. 내가 장 폴 고티에의 오뜨꾸뛰르 의상을 눈 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 언제 또 있겠나 싶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직접 가서 보아야 감상이 배가 된다는 소리다. 장 폴 고티에의 의상은 일견 '외설적'이라고 여겨질 수도 있다. 대표적인 의상들이 가진 이미지 탓이다. 하지만 그런 오뜨꾸뛰르 작품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아름다운 인체 비율을 강조해서 여성의 아름다움을 해방한다는 의미가 숨겨져 있다. 또한 남성에게 '남성성'에 갇히지 말 것을 주문한다. 그냥 사람에게 사람일 것을 제안하는 자유로운 영혼인 셈. 수작업으로 모든 의상을 만드는 오뜨꾸뛰르 작업 과정은 대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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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카스텐- always there is somethingSSul 썰/일기 2012. 6. 4. 20:35
...누구세요? 요즘 무슨 책을 읽으세요? 보통 시간 남으면 뭐 하세요? 어떤 음악 좋아해요? 최근에 본 영화는 뭐예요? 재미있어요? 그 일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나는 정말 호감이 생긴 사람에게 보통은 이런 질문들을 한다. (오랜 침묵 후에 던지는 질문일 경우엔 많이 다르지만...) 질문은 호기심 표현인가보다.가수들의 무대를 볼 때, '도대체 음악을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된거예요'라고 묻고 싶은 적은 많이 없었다. 막연하게 음악이 좋았다거나 유명해지고 싶었나보다, 진짜 하고 싶었나보다, 그렇게 생각하고 만다. 나도 어떤 일을 꿈꿀 때 어떤 사명감을 가지고 하고 싶다거나 천부적인 재능을 그 분야에서 발견하게 되었던 적은 없었으니까, 남들도 그렇겠거니 하는 것이다. 밴드를 하면 성공할 것이란 확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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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주년 콘서트 Grand Tour in Seoul 'The Return', 신화공연_전시 2012. 3. 26. 03:34
욕망과 체면 사이에서 고민했던 며칠이었다. 10주년 콘서트는 놓쳤으니 14주년 콘서트만큼은 가야한다는 말에 순간적으로 '당연하지!'라고 외쳤지만 갈 수 있는 여건이 안 되었다. 나이도 나이, 상태도 상태. 하지만 2012년 3월 25일 3시, 나는 올림픽공원 역에 당도해 있었다. 티켓 예매에는 정말 소질이 없다. 표를 구한 것은 같이 가자고 제안한 친구였다. 나이나 체면을 떠나, 티켓 구하기가 너무나 힘들어서 콘서트는 다시 못 올 것 같다는 예감을 어렴풋 느끼며, 공연 시작 1시간 전에 체조경기장에 들어섰다. 6구역 표시된 부분 근처에서 본 무대의 크기는 이 정도다. 콘솔 뒷 편으로 취재기자들을 위한 프레스 좌석이 마련되어있다. 그리고 프레스석과 콘솔 중간에 간이무대가 조그맣게 있어서 8구역부터 10구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