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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가 잠긴 방(鍵のかかった部屋)-후지테레비(フジテレビ)

by 리비 :)

마츠야마 히로아키 프로듀서의 히트작 중 하나....>_< 마츠야마 프로듀서는 후테레 55주년 기획 <노부나가 콘체르토>의 연출을 맡았던 프로듀서로, 후테레 히트작의 상당 부분을 연출해 왔다. 예컨대, <실연 쇼콜라티에>같은 경우, 원작 코믹스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 계승해 어른들을 위한 로맨스물 분위기를 내면서 선을 넘지 않는 화면을 많이 사용한다. 일단 이 사람이 연출을 맡았다고 하면 감각적인 화면이나 음악을 기대해도 좋다.


2009년 정도부터 정말 열심히 다작을 하고 있는 사람인데, 뭐, 다 버려두고, 일단 <라이어 게임> 전 시즌과 영화의 연출자다. 실력은 뭐... 더 이상 설명이 필요할까...;;;


사실 이 드라마를 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2005년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인 <유리망치>를 재미있게 봤던 기억 때문이다. 여차저차 2005년은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 해였는데, 공부 대신 이런 책이나 완전 많이 읽었던 기억이...



<라이어 게임>의 바보같이 정직한 '칸자키 나오'에 이어 천연 캐릭터 '아오토 준코'를 맡은 토다 에리카와 시큐리티 회사에서 일하는 '에노모토 케이' 역의 오노 사토시가 주인공이다. 토다 에리카는 좋아하는데, 오노 사토시의 매력은 잘 알지 못하는 편이라... 오노 사토시가 그렇게 한 번 빠지면 출구가 없다는데, 드라마는 어떻게 해도 예쁘기만 한 토다 에리카의 얼굴을 감상하며 봤다.


인물설정은 다른 작품들과 유사하다. 마음씨 착하고 열심히 살아가지만 천재성은 없는 여자 주인공(물론 이번 극에서는 남에게 피해 입힐 정도의 바보는 아니다. 다행히도.)과 사회성은 좀 떨어지지만 특정 분야에는 천재성을 가지고 있는 남자 주인공, 그리고 추리극에 전형적으로 등장하는 헛다리 짚는 인물(주로 경찰이나 변호사) 1명이 매 회 출연한다. 즐거운 건 에노모토 케이가 몸개그를 좀 많이 하는 편이고, 아오토 준코가 너무 이쁜데, 이 둘이 손발이 착착 잘 맞아들어가는 편이다.


일반적인 추리극이지만, 역시 소설책을 극화하고 있으니 그 차이를 보는 것이 재미일 수 있겠다. 글쎄, 사실 <갈릴레오>같은 매력이 퐁퐁 터지는 편이라고 하기는 뭐하지만, 오노 사토시의 팬층이 두터우니 시청률 면에서는 강점이 있다.


특히 기대했던 마지막 에피소드, <유리망치>는 2개 회차로 다뤄졌다. 다른 에피소드와는 약간 다른 분위기에서 시작하면서 피날레의 기대감을 한껏 높이는데 일조한다. 게스트 출연자는 타마키 히로시(네, 그 치아키 센빠이입니다.)와 스즈키 카즈마다.


<유리망치> 구성이나 내용은 사족이 많다고 느낄 정도로 넓은 편이다. 사건의 발생, 그리고 범인의 색출과 가능성에 대한 내용과 더불어 인물의 과거와 동기를 진지하게 풀어나간다. 헛다리라고 해도 다루는 비중이 가볍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쓰면서. 그런 에피소드를 1시간짜리 2편에 극화했으니, 책에서 느껴지는 '방대함'한 감정이 고스란히 담기는 힘들 것. 그러나 본래 드라마가 가지고 있던(책과는 너무나도 반대되는) 특징을 잘 유지하면서 중심 되는 내용과 인물들의 배경만 집중해서 잘 풀었다. 항상 선택과 집중을 잘하면 중간은 가는 것 같다.


더불어 적재적소에 음악을 너무너무 잘 쓰는 마츠야마 히로아키 프로듀서의 작품이니, 그런 포인트를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안 끊길 것 같은 지점에서 음악을 갑자기 탁 끊어버리고 다음 씬으로 넘기는 때가 이 작품에 특히 많이 등장하는데, 지루할 법 하면 그런 점들이 톡톡 튀어나와서 이상하게 계속 긴장감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그 지점에 스폰서 공지가 들어갔을텐데... 


아, 오프닝할 때 정말 웃긴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등장인물들이 카메라를 정면으로 쳐다보지 않는다는 '금기'를 깨고 3명의 주인공들이 오늘의 에피소드에 대해서 브리핑을 한다. 카메라를 정면으로 보며, 마치 연극 속에서 방백을 사용하듯이 청자가 시청자라는 것을 명확히 인지한 상태에서.


'열쇠가 잠긴 방'이라는 제목답게 밀실에 대한 사건들을 다루고 있고, 2007년 방영됐던 <갈릴레오>처럼 이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도 추리가 풀릴 때 하는 특유의 행동도 있다. 부분부분 귀여운 부분들이 많아서 좋다. 사실 이런 분위기의 연출은 우리나라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정도인데, 섬세한 부분에서 약간 다르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게 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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