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 RAK

2017.11.18 나도 흥이다.

2017.11.19 00:50 - 보영:)


주의. 이 글은 기승전'한탄'입니다.


타사채널을 보면서 이러쿵 저러쿵 하면서 텔레비전을 보지는 않는데, 면접 준비하면서 보완해야 할 점을 밤에 잠 안 자고 고민해갔던 게 살짝 오기가 나는 바람에 한풀이를 시작한다... (나이 먹고 생긴 건 끈기와 오기인가...)


일단 해당 채널의 가장 문제는 편성할 콘텐츠가 얼마 없다는 점이다. 시의성(이라고 쓰고 트렌드라고 이해하자)에 맞는 출연자가 나오는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것은 좋은데, 누가 봐도 오래된 콘텐츠가 메인 시간대에 방송된다. 물론, 오래된 콘텐츠가 편성의도를 입고 방영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러려면 콘텐츠의 매력도와 인지도가 높은 경우가 필수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시간대에 앞뒤에 나오는 경쟁채널은 최신 콘텐츠, 그것도 요즘 회자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는데 몇 번 그저그런 프로그램이 바로 다음에 걸리면 그 채널은 그냥 그런 채널이 되기 십상이다. 그것도 트렌드에 민감한 10대 후반, 20대 초중반이 메인 타겟인 채널이 말이다. (그 나이대는 원래 텔레비전을 잘 안 보니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뭐, 할 말은 없다.) 그렇다고 30대 후반 이후의 눈길을 잡는 콘텐츠를 방영하는 것도 아니다. 누가 봐도 궁여지책으로 방영하는 콘텐츠가 눈에 계속 걸리니... 정말 내부에 틀 프로그램이 그렇게 없는건지 진심으로 궁금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는 정말 쉽지 않은데, 일단 제작을 하든 외부 수급을 하든 편성 프로그램의 풀을 넓혀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콘텐츠 투자비용이 문제라는 거다. 계열사는 좋은 예능 프로그램 제작을 많이 하고 있으니 가져다 틀면 되는거 아닌가 싶겠지만, 아무리 계열사라도 프로그램을 그냥 가져다 틀 수 있게 해줄 것 같지는 않고, 구미가 당기는 최신 프로그램은 특히 더 제약이 많을테니 고민이 있을 수 있겠다. 게다가 내가 그 회사 사람라면 욕심이 날만한 프로그램은 아직 여물지 않아서, 제작하고 있는 계열사 쪽에서는 좀 더 아껴서 잘 키우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 같고.


심지어 레귤러 프로그램 제작에 대한 자원도 그다지 넉넉하지 않은 모양새다. 앵커프로그램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밀어붙이려는 의지가 있는지 궁금해질 정도로 휴방기간이 있고, 그 프로그램을 발판삼아 만들어내는 스낵 콘텐츠의 절대량, 특정 타겟이 찾아볼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화제성 생산이 부족하다. 진행자 선택도 많이 밀리는 모양새고, 출연자의 이야깃거리도 부족하니 정말 그냥 표면적인 방영 의도 밖에 남지 않았다. 보이는 화면도 다양하지 않고... 보고 있으면 그 화면이 그 화면이라 지루한 감도 없지 않아 있고. 가끔은 21세기에 저런 자막은 뭔가 싶을 때도 솔직히 있고. 결국 자원 이야기가 되겠지, 뭐.


그런데 사실 있는 콘텐츠도 효율적으로 전파를 태우는지에 대한 것도 의문이다. 이 이야기는 누가 봐도 채널을 알 수 있게 말하게 될 것 같아 적지는 않는데, 솔직히 지금 좀 고민 없이 전파 태우는 거 아닌가 싶다. 채널이 살아있고 꿈틀거리는 느낌이 없다. 있는 자원에서 지금이 최대한 꿈틀거리며 살아 움직이는 모습으로 만들어낸 것일 지도 모르지만...


동일 분야의 타 채널들은 사실 이 채널을 이미 앞서 나가고 있다. 가끔 다른 채널은 "와, 이제 이 채널이 이런 프로그램까지 만드는구나"하고 혀를 찰 정도로 발전하며 15년을 보낼 때, 이 채널은 내가 중학생일 때 보던 그 느낌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슨 <응답하라 1994>도 아니고. 좋은 사람 새로 뽑으셨다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바라며...(........wish you good luck) 써놓고 나니 다 망해가는 쓰러지기 일보 직전의 채널같지만, 사실 해당 채널은 아주 좋은 채널입니다. 큰 채널이에요. 튼튼한 채널입니다. 재미있는 채널이고요. 그냥 제가 이 채널을 좋아해서 그래요, 좋아해서. 그래도 저 채널 보통 노력으로 회생하기는 힘들겠다 싶었던 차라, 나도 그다지 아쉽지는 않네요. 그래도 저한테 맡겨주셨으면 제가 밤잠을 줄여가며 투신했겠지요.


나한테는 내 채널에 제일 좋은 채널이다. 일을 시작하면서 (정확하게는 직종이 바뀌면서) 채널은 생동감이라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새로운 특집, 새로운 분위기가 계속해서 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그냥 항상 보는 그 화면, 항상 보는 그 느낌은 주지 않도록 하자며 의지를 활활 불태웠는데 쉽지 않아서 가끔은 지침. 좋아해도 가끔 지칠 수는 있잖아. 하이에나처럼 특집거리를 생각하고 그러다가도 알록달록한 색깔에 지치면 매끈하고 세련된 게 그리울 수도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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