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d Notebook

Diptyque/L'ombre Dans l'eau, Jo Malone/Red Roses

by 리비 :)

봄맞이 향수 특집


"가공되지 않은 듯한 장미향이요."라는 주문에 추천할만한 브랜드 향수 특집! ...이라고 쓰고, 그냥 간만에 블로그 활성화용 글 정도가 되겠다.


현재 쓰고 있는 건, 조말론의 "레드로즈 Red Roses," 딥티크의 "롬브르단로 L'ombre Dans l'eau" 정도고, 이 밖에 록시땅의 "로즈에렌 Rose 4 Reines"과 돌체앤가바나의 "로즈더원 Rose the One" 정도가 장미향의 대표주자이려나.


이 중에서 가장 먼저 쓰기 시작한 건 "로즈더원"이고, 그 다음에 "롬브르단로," "로즈에렌" 그리고 "레드로즈"를 쓰기 시작했다. "레드로즈"는 자연스러운 향의 코롱이라 지속력이 약간 떨어지는 타입이라 아침에 뿌리는 편이고, "롬브르단로"는 퍼퓸과 뜨왈렛이 다 있어서 공병에 가지고 다니며 다양한 경우에 쓰는 제품이다. "레드로즈"를 쓰기 전에는 "로즈에렌"을 아침에 뿌렸다. "로즈더원"은 돌체앤가바나 특유의 무거움이 있어서 겨울에 잘 어울린다.


먼저 시작할 건 제일 많이 쓰는 딥티크의 "롬브르단로"


해외 출장 잦은 이들이 향초를 선물로 나눠줄 정도로 팬층이 두터웠던 브랜드다. 여하튼, 실내 방향소품으로 더 익숙한데, 요즘엔 디퓨저도 많이 쓰는 것 같다. 그렇다고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나오는 공효진네 집 처럼 24시간 향초를 켜고 사는 집이면 그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울 법도 하다. 물론 "괜찮아 사랑이야"속 인물들이야 잘 나가는 정신의학과 의사고 베스트셀러 작가인 만큼 상관은 없겠으나, 그렇지 않으면 캔들은 적당히 켜고 마음에 드는 향수를 고르는 게 마음이 편하다.



딥티크 브랜드를 볼 때마다 김성일 스타일리스트가 좀 섭섭해 할 것 같다는 생각이 왕왕 드는...


이 집 "롬브르단로"는 약간 톡 쏘는 향의 풀향기가 강하게 난다는 점이 특징이다. 잡지책에서라면야 "스파이시"라고 표현하면 적당하다. 여름에 나무 가지치기 하면 맡을 수 있는 풀향기를 가장 먼저 맡을 수 있다. 그러다가 여성스러운 달큰한 향이 올라오는데, 처음에 풀향기가 남아있어서 다른 브랜드의 여성스러운 장미향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보통의 장미향 향수가 한 껏 풍부하게 부풀려놓은 여성성을 강조한다면, 이 브랜드는 중성적인 느낌으로 장미향을 풀어놓는 편이다. 체질과 평소 취향에 따라서 "롬브르단로"가 꽤 달달한 향이 난다는 평이 나올 수 있는데, 글쎄, 내 경우를 비추어 보면 달콤하기보다는 쌉싸름한 향이 더 강하게 나왔다. 정확하진 않지만, 체온이 좀 높은 편이면 달달한 향이 더 강하게 이는 듯 하다. 그게 싫다면 차라리 옷에 뿌려두는 편도 추천. 그럼 체온에서 좀 떨어지니 덜 달달해 진다. 단, 실크 같은 민감한 소재에는 안감에 뿌리세요, 옷 상해요.


너무 대중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니치하지도 않은 향수. 그러나 대놓고 '장미!'를 외치는 향이 아니라서 장미향을 좋아하는 경우는 좀 아쉬울 수 있다. 그럼 레이어링을 하면 된다. 록시땅의 "로즈에렌" 정도를 레이어링하면 장미향이 강하게 올라오는 와중에 풀향기가 나서 만족스러울 수 있다. 살랑살랑 기분전환 하고 싶을 때는 조말론의 "레드로즈"를 레이어링 하는 편. 


남자가 써도 상관없는 남녀공용 향수. "마크제이콥스 오리지널 맨"이나 동 브랜드 "오리지널 우먼" 쓰던 사람 중 달달한 향에 거부감이 없으면 기분전환 삼아 뿌리기 좋은 종류의 향수다. ...라고 했지만, "마크제이콥스 오리지널 맨"이나 "오리지널 우먼" 쓰는 사람은 지하철에서 딱 한 명씩 봤네. 여하튼 머스크 향도 살짝 나는 것 같고, 남자가 써도 무리는 없다.


해당 브랜드에서 "오 로즈"도 나오는데, 이 쪽은 내 타입이 아니라서 패스.


두 번째 향은 조말론의 "레드로즈"



조말론의 "레드로즈"는 딥티크와는 완전히 추구하는 방향이 다른 장미향수다. 하지만 군더더기가 없다는 점에서는 딥티크와 방향성을 같이 한다. 군더더기 없이 꽉꽉 채워넣은 풍부한 장미향이다.


일반적인 브랜드와 다른 점은 딥디크와 마찬가지로 파우더리한 향을 전혀 가미하지 않았다는 점. 하지만 풀 향기를 앞세워 중성적인 싱그러움을 내세웠던 딥티크와는 다르게 장미향을 가장 앞세운다. 거기에 시트러스계열의 상큼한 향을 더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쓸 수 있게 만들어뒀다. 이런 식으로 노트별 구성이 간단하게 이뤄진 경우, 콜롱이나 뜨왈렛의 알코올 냄새를 잡아줄 힘이 해서인지 알코올 냄새가 머리아플 경우가 있다. 조말론은 향기 자체가 취향이 아니어서 머리가 아플 때는 있었지만, 알코올 냄새가 느껴져서 역했던 경험이 없어서 좋아한다.


향 자체는 장미, 그 자체로 싱그럽고 화사한데 안타깝게 지속력이 좋지는 않다. 그래서 30ml보틀이 가지고 다니기 편하게 나온건가 싶을 정도다. 조말론의 문제가 아니라  보통 자연향료를 많이 쓴다는 향수들이 지속력이 좋기는 힘들다.


이 브랜드의 사용 향료는 잘 모르겠지만, 향수들이 복잡하지 않다. 메인 테마로 잡고 있는 향(Heart)에 이를 뒷받침해줄 한 두가지 향만 난다. 그래서 가지는 또 하나의 장점이 레이어링에 용이하다는 것. 예컨대 원래 쓰는 향수에 머스크, 샌달우드, 바닐라 등 강한 향료들이 복잡하게 들어가 있는 돌체앤가바나의 "로즈더원"을 레이어링하기는 쉽지 않다. 대신 "레드로즈"는 느껴지는 향은 일단 장미향 한 가지, 시간이 지나면 "로즈에렌"보다도 상큼하고 간단해 지는 만큼 겹쳐 바르기에 좋다.


사실 첫인상 등은 록시땅 "로즈에렌"과 유사한 면이 많다. 다른 향보다는 장미향을 돋보이도록 세팅한 구성 등이 그런데, 체질에 따라 반응이 좀 다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컨디션이 떨어질 때 "로즈에렌"을 뿌리고 사람 많은 지하철을 타면 죽을 것 같은데, "레드로즈"는 그런 느낌이 없다. 향의 구성 자체는 "로즈에렌"보다는 "레드로즈"가 더 간단하다. 그래서 "로즈에렌"보다는 손이 가는 편이다.


조말론에서는 인텐스 라인이 있는데, 인텐스 라인은 로즈에 오드를 섞어서 내 향이 아니었다.


록시땅 "로즈에렌"


론칭 10주년 축하 드려요. 10년에는 이유가 있지만, 컨디션 따라 뿌려야 하는 어려움이...


돌체앤가바나 "로즈더원"


장미에는 라임이나 레몬같은 시트러스, 블랙커런트를 이용해서 향을  구성하는 경우가 많다. 거기에 샌달우드, 머스크 정도를 선택해서 하트나 베이스노트를 이끌도록 하는 제품이 많다. 이 향수는 한 발 더 나아가서 장미, 시트럿, 블랙커런트에 머스크, 샌달우드, 바닐라 등등등등등 다양한 향료를 다 섞었다.


...과유불급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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