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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모토 성, 세키가하라 전투부터 메이지 유신까지

by 리비 :)

신년을 맞아 구마모토 성은 휴식에 들어갔습니다. 하필, 하필 말이지요. 아쉬울 따름입니다. 구마모토 성은 나고야 성, 오사카 성과 함께 일본의 3대 성 중 하나입니다. 주변에 은행나무가 많아서 긴난죠(은행성)이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는 성이기도 합니다.

구마모토 역(에키) 앞에 있는 시전철(트램)을 타고 오다보면 구마모토성 앞(구마모토죠 마에)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내려서 한국어가 써진 방향으로 그냥 걸어오면 도착합니다. 잘 모르더라도 상관 없습니다. 외국인이 많이 가는 쪽으로 발걸음을 함께 옮기세요.^^ 관광객이 많은 도시니까요.

성 앞에 세워진 이 동상. 청정공입니다. 가토 기요마사, 이 성의 주인처럼 여겨지는 인물입니다. 모자가 엄청 긴데, 조그만 키를 보완하기 위한 소품이었다고 합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아래에 있다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은 이후 일어난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동군 편에 섰던 인물입니다.

세키가하라 전투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후 권력을 쥐기 위해 전 일본 다이묘가 두 편으로 갈라져서 벌인 전투입니다. 이 전투에서 이시다 파를 누른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에도막부 시대를 준비할 발판을 마련하게 됩니다. 누가 일본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 2개를 꼽으라고 한다면, 저는 세키가하라 전투와 메이지 유신을 꼽는데요. 결국 메이지 유신도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시작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물이 이어지고 이어지며 일어나더라고요.

하지만 가토 기요마사, 이 사람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에도 가담한, 그것도 선봉장에 서서 한반도를 침략한, 우리 입장에선 그닥 정감가지는 않는 인물이죠. 

구마모토 성은 건축학적으로 아름답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성벽이 견고해 난공불락의 성으로 여겨지기도 했다는군요. 

은행나무가 많은데, 기요마사는 전쟁 시 식량난을 우려해 은행을 많이 심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은행나무가 다 자라면 병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는군요. 실제로 그 쯤 일어난 전쟁이 바로 세이난 전쟁입니다. 정치적 흐름을 잘 읽었던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대목입니다. 기요마사가 도쿠가와와 도요토미 밑에 있었던 것까지 감안하면요.

메이지유신의 주역인 사이고 다카모리는 기요마사가 예상한 병란 '세이난 전쟁'에서 구마모토 성 함락에 실패합니다. 일본 역사 상 가장 빠르게 변화했던 시대가 바로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세이난 전쟁을 거쳐 메이지유신이 일어나는 땝니다. 개인적으론 일본 역사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이 근처에서 10분 정도만 걸어가면 있는 구마모토 시내에는 참 맛있는 돈카츠 가게도 있습니다. 1,600¥ 가량으로 배부르게 먹을 수 있습니다. 세트 메뉴로는 담백한 히레카츠도 나쁘지 않지만 비계를 섞어 정말 부드러운 일반 메뉴를 추천합니다.

저는 히레카츠를 먹었어요. 도톰하고 부드러운 고기가 맛있었지만, 평소 고기를 즐기지 아니하는지라 조금 무거운 식사였습니다.


Japan,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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