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d Notebook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2015]

by 리비 :)

노력이 부족하다고 말하지 좀 말아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작년 이정현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겨다 준 영화다. 봤을 당시에는 감상문이고 뭐고 적을 여유도 없어서 그냥 넘겼는데...


무서운 영상이 나오지만 각이 딱딱 맞춰진 화면배치와 특이한 색채, 배경을 잘 설명해 주는 소품의 활용이 예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게다가 안쓰러운 역할을 하는 이정현의 아름다움도 한 몫하고.


영화의 연출 자체는 수남 캐릭터, 그 자체같다. 직선적이고 날카로운데 아름답다. 수남도 아름답고 정직하며 성실하지만 (수남에게 너무 잔인한 세상을 살다 보니) 멋모르게 잔인해 진 캐릭터다. 


잔인하지만 유머가 있다. 잔인한 영화에서 유머는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게 도와주는 조미료 역할을 한다. 이 영화에서는 특이한 색감, 과장된 조연 캐릭터를통해, 순수한 주인이 노출된 냉혹한 배경을 묘사한다. 매 사건은 어이없는 사건요소가 터지며 실소를 터트리게 한다.


잔인한 화면을 다룰 때 꼭 이랬으면 좋겠다는 취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잔인한 화면을 보여주면서 한없이 진지하게 극을 이끌어 간 <팅커 테일러 솔져 앤 스파이>같은 작품도 좋고, 한국식 누아르의 새로운 변신을 보여준 <신세계>같은 화법도 좋다. 하지만 마냥 잔인하기만 한 영화로 흐르면 그건 좀 보기 힘들다.


'노력해도 안 되는 세상'을 과장하고 비꼬아서 잔혹하게 만들어내는 화법이 좋은 영화다. 감정적으로 고달프니 두고두고 옆에 두고 볼 영화는 아니겠지만 한바탕 화를 내고 싶을 때 보면 화를 풀어낸 듯한 느낌이 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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