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d Notebook

Only One | 보아

by 리비 :)

그녀의 발라드는


미디움템포 타이틀, Only One

보아가 춤을 잘 추기로 유명하지만, 원래 보아는 발라드도 곧잘 부르는 가수다. 소리 자체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소리가 좋은지 안 좋은지 내가 어찌 아누 ㅡㅡ) 20살이 된 기념으로 춤을 배제하고 완전히 보컬로만 공연을 채운 The Live에서 부른 Ain't no sunshine과 일본에서 발표한 느린곡을 들었을 때, 보아가 표현하는 감정이나 보컬 테크닉이 생각보다 좋다는 생각을 한다. 저렇게 발라드를 부르는 가수가 왜 한국에서 템포가 느린 곡을 전면에 내세우고 활동은 한 번도 하지 않았을까 아쉽기도 했다. 물론 싱글활동이 주인 일본에 비해 앨범활동이 주였던 우리나라의 경우 부담이 시장에서 부담이 크긴 했겠지만, 그래도 아쉬운 것은 아쉬운 것.

어느 정도 데뷔 년차가 차면 쌓인 역량으로 으레 자작곡을 한두 곡씩 발표하곤 한다. 노래부르는 가수가 자신만의 멜로디에 자신의 말로 노래하고 싶은 욕심이야 있을 법 하다. 하지만 절대 노래만 부르는 가수가 음악적 열정이 적다고 말할 수는 없다. 보아는 아시아의 별이라는 아티스트 위치에 비해 자작곡이 적은 편이었다.  종종 작사에 참여한 적은 있고 일본에서 자작곡을 발표한 적은 있지만, 한국에서 자작곡을 전면에 내세워 마케팅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보아는 자작곡을 들고 왔다. 그것도 처음으로 미디움템포 자작곡을 타이틀로 삼아.

미디움템포인 이번 타이틀 Only One은 발라드를 부를 때 보여주는 보아의 감정과 가성을 쓸 때 보이는 목소리의 특성을 잘 살려주는 동시에, 안무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타협점이다. 어차피 라이브하면 안무가 풀버전으로 다 나오진 않으니까, 적당히 분위기에 잘 맞겠지. 이전 일본에서도 여러차례 시도했던 경험이 있으니 빠른 댄스곡을 타이틀로 삼지 않는다는 부담이 좀 덜할 수도 있다. 편곡, 멜로디, 구성이  일본곡을 번안한 것 같은 느낌이 좀 들었다. 부담없이 편하게 듣기 좋은 곡인 것 같다. 나는 여름에 이런 곡 나오면 좋더라...ㅎㅎ 이유없이 Love in the ice나 이런 곡이 여름에 나오면 들을 때마다 더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어서...ㅎ

이어지는 곡은 조금 더 사운드가 센 댄스곡이다. 세 번째에는 다시 섬세한 발라드가 이어지는 것을 보면, 타이틀이 댄스곡이 아니라서 심심할까봐 타이틀로 내세울만한 댄스곡이 두 번재 트랙에 바로 와있는 것 같다. 앨범 트랙 구성은 대략 이런 분위기다. 댄스곡을 밀다가 중간에 좀 쉬어가는 발라드가 있었던 이전 작에 비해서, 발라드를 주로 보여주다가 지루할 때 쯤 댄스곡을 섞어줬다.

타이틀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한일 동시발매작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수록된 트랙들에서는 일본팝같은 향기가 난다. 몇몇 곡에서는 팝같은 느낌도 난다. 이런 앨범 구성을 반기는 이유는 K팝과는 다른 분위기를 가진 곡이 앨범의 다양성에 일조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번 앨범 수록곡에는 그냥 곡이 좋은 곡을 선택한 느낌이 아니라, 작사파트와 많이 이야기한 것 같은 곡이 한두 곡 귀에 들어온다. 이전 앨범보다 더 마음에 든다. 

오랜 한국 공백기로 '나 아직 안 죽었거든! 언니가 돌아왔다' 라며 온 몸으로 항변하는 듯 무겁고 거친 사운드와 안무, 컨셉이 눈에 띄었던 이전작에 비해, 이번 작품은 조금 힘을 빼고 또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 주섬주섬 꺼내 놓는 느낌이다. 음반 뿐만 아니라 예능, 방송에서의 전체적인 보아의 행보는 음악활동을 전제로 뻗어나간다. 강하고 독한 이미지를 벗고 여성스러우면서 섬세한 보아를 예능에서 보여준 이후, 음반 역시 조금 더 여성스럽고 섬세해졌다. 보아만큼 내가 누구인지를 생각하며 활동하는 아티스트는 많지 않다. 완벽하게 커리어를 관리하는 느낌, 가끔은 그 점이 참 무서울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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