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d Notebook

인비저블 게스트 The Invisible Guest | 2017

by 리비 :)

스포일러 포함


원제가 '콘트라티엠포 Contratiempo'란다. 그걸 본 게 시작이었다.



승승장구하는 신진미디어사의 젊은 대표 아드리안 도리아는 사진가 로라 비달과 내연관계다. 둘은 각자의 배우자 몰래 밀회를 즐기다가 돌아오는 길에 사람을 치게 된다.


스포일러 포함이라고 서두에 적었지만, 그래도 상세하게 서술할 수 있는 줄거리는 여기까지다.


이런 스타일의 영화는 항상 그렇다. 관람자가 '페어플레이'라고 느끼는 수준에서 감독이 정보를 숨기고 보여주는 밀당이 관건이다. 정보가 영상으로 풀리는 영화의 경우 페어플레이가 어렵지만 이 영화처럼 내레이션과 영상이 맞물리는 경우에는 다르다. 화자의 시점으로 영상이 구성되니 트릭이 들어갈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이 영화는 그 점을 대놓고 사용한다.


관객의 흥미를 유지시키려는 감독의 전략은 전반부와 후반부로 갈린다. 추리요소가 들어간 영화를 가장 명료하게 이끌어가는 방법인 것 같다. 전반부에서는 눈 앞에 예측하기 쉬운 사건의 흐름을 대놓고 보여주며 관객이 쉽게 추리하도록 유도한다. 퍼즐조각을 쉽게 맞추는 듯한 감흥만으로 영화가 이뤄질 수는 없으니 후반부에서는 반전을 여러번 덧입힌다. 관객이 놀랄 때까지 반전을 꺼내놓겠다는 양.


영화를 보고 집에 오며 장면장면을 다시 떠올리며 생각했다. 이 영화를 즐길 수 있게 만든 주된 요인은 배우들의 연기다. 화자가 말하는 상황 속 등장인물의 감정을 꽉 차게 표현했다. 화자가 달라지면 등장인물의 감정이 달라지고, 그럼 같은 상황 속 배우들의 연기도 다르다.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말이다.


<인비저블 게스트>는 전반적으로 페어플레이를 지향하는 영화다. 관객이 정답을 맞추는 것을 그다지 두려워하지 않는 감독이다. 정보를 거의 다 공개하는데 더해, 스릴러영화의 문법을 비틀거나 꼬지 않고 따라 가기까지 하니 대담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추리형 스릴러 영화로서는 독이 될 수 있는 이런 점들을, 적절한 타이밍에 음향을 들려주고 장면을 넘기는 기술, 상황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 화면, 충실한 감정표현을 앞세운 배우들을 활용해 몰입도를 높인다. 이래서 오리올 파울로 감독의 작품이 잘 되는구나 싶다.


<더 바디>는 넷플릭스에 있던데, 거기서 보는 걸로. <인비저블 게스트>는 확보는 한 거 같은데 아직 넷플릭스까지 안 내려온 것 같다. 좀 더 기다려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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