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d Notebook

베이비드라이버 BABY DRIVER | 2017

by 리비 :)

스포일러 포함


<킹스맨: 골든서클 Kingsman The Golden Circle>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Kingsman The Secret Services>의 후속편이다. 장난을 쳤어도 이 정도로 쳤으면 예술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던 센세이션한 즐김형 영화였다. 전작인 1편에서 건강하고 늘씬한 다리로 통통 뛰어다니는 가젤을 닮은 여성 악당 '가젤'과 피를 보면 견디지 못하고 구역질을 터트리는 악당 '발렌타인'이 나온다. 캐릭터 좋고, 캐릭터 대비를 보여주는 비주얼 콘셉트 좋고, 주인공의 성장 이야기를 트렌디하게 다루는데다 잘 계산되고 빠르게 움직이는 편집까지-특히 많은 이들에게 회자됐던 롱테이크 교회 씬- 볼거리가 총출동해 작년 한해를 들어다 놨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리고 올해는 <베이비 드라이버 Baby Driver>다. 



'마음먹으면 못하는 게 없는 탈출 전문 드라이버 베이비의 본격 카체이스 로맨스'


이 영화 최고의 미덕은 영상에 있다. 영화 초반에 보여주는 카 체이스 신을 포함한 은행강도 시퀀스, 베이비의 커피 배달 시퀀스만 봐도 이 영화가 추구하는 바는 명확하다. 좋은 음악, 신나는 화면이다.


원래 음악 잘 선택하기로 유명한 감독이 마음에 드는 음악이 필요한 길이보다 짧다 싶으면 스토리를 살짝 바꿔서라도 넣었다니 '음악이 좋다'는 말은 당연한 사실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영화는 어쨌든 시각이 끌어가는 장르인데 단순히 '음악이 좋다'는 말에 더해 손가락을 까딱이게까지 만드는 건 멋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점은 감독의 노림수일 수도 있다. 영화 초반에서 베이비가 음악을 들으며 강도단을 기다리고 커피를 배달하면서 까딱까딱 움직이는 모든 리듬을 안 따라갈래야 안 따라갈 수가 있나.


게다가 배우가 직접 배워서 연기했다는 말도 안 되는 운전 테크닉, 이를 보여주는 리드미컬하고 빠른 컷 편집도 관객의 심박수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한다.


보고 나서는 길에 떠올리면 생각보다 단순하다 싶은 스토리는 기상천외한 캐릭터가 채웠다. 사고가 나서 귀가 잘 안 들리지만 운전은 귀신같이 하는 주인공 '베이비'부터 항상 등장하는 나쁜 배후같은 '닥터,' 베이비의 친한 나쁜 형 같은 '버디,' 미모도 미모지만 패기까지 넘치는 '허니,' 강도질을 할 때마다 혼자 이야기를 쓰는 '배츠'에 이르기까지 주요 캐릭터부터 보조 캐릭터 모두 나름대로 '뻔함'을 벗어난다.


이 모든 것을 화려하지만 오버하는 지점 없게 버무린 센스도 발군이다.


<킹스맨 골든서클>이 개봉했다고 해도 올해의 즐김형 영화의 최고는 <베이비 드라이버>가 가져가도 될 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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