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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컬쳐프로젝트 장 폴 고티에 전

by 리비 :)

현대카드에서 장 폴 고티에의 오뜨꾸뛰르 콜렉션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 모든 의상을 다 사진으로 올리면 아쉬우니 맛보기 몇 장만을 올린다. 내가 장 폴 고티에의 오뜨꾸뛰르 의상을 눈 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 언제 또 있겠나 싶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직접 가서 보아야 감상이 배가 된다는 소리다.



장 폴 고티에의 의상은 일견 '외설적'이라고 여겨질 수도 있다. 대표적인 의상들이 가진 이미지 탓이다. 하지만 그런 오뜨꾸뛰르 작품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아름다운 인체 비율을 강조해서 여성의 아름다움을 해방한다는 의미가 숨겨져 있다. 또한 남성에게 '남성성'에 갇히지 말 것을 주문한다. 그냥 사람에게 사람일 것을 제안하는 자유로운 영혼인 셈.





수작업으로 모든 의상을 만드는 오뜨꾸뛰르 작업 과정은 대중들의 관심사다. 항상 결과물만 봤던 우리에게 있어서 패션 하우스의 자존심을 걷어낸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기회라고 해야 할까. 어디에서나 열 수 없고 아무나 할 수 없는 오뜨꾸뛰르 콜렉션. arte에서 만든 장 폴 고티에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흥미로운 이유는 여기에서 나온다.




직물 소재로 표현하는 대상에는 한계가 없다. 장 폴 고티에는 자연에서 영감받은 코르셋을 만들기도 하고, 피부 안 쪽에 감춰진 인체 구조를 표현하기도 한다. 신화 속에서 영감을 얻어 자유를 표현하는 의상도 있다. 그 와중에도 인체가 가지는 곡선,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는다.



장 폴 고티에의 장난기는 펑크 무드를 입었을 때 배가 된다. 아래는 데이비드 보위에게 헌정된 쿠튀르 의상. 맞다. 올해 1월 타계한 'Starman' 'Heroes'의 데이비드 보위다. 전통의 결정체로 여겨지는 오뜨꾸뛰르에서 보는 펑크 문화, 비닐 소재, 깡통에서 영감을 받은 장신구와 의상을 보고 있자면 기가 차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문화를 오뜨꾸뛰르에서 재해석하기도 한다. 때로는 비판과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지만 장 폴 고티에가 동서양 각 국 문화에 열린 시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믿고 보자면 아름답다는 느낌이 먼저 든다. 아프리카에서 영감받은 의상을 보여준 아래 의상은 비즈를 하나하나 붙여서 표범의 가죽을 표현했다. 





오뜨꾸뛰르의 피날레라고 하면 역시 웨딩드레스다. 여자가 가장 아름다워지는 순간에도 장 폴 고티에는 '여성스러움'에 대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마치 군인의 제복을 연상케 하는 끈장식과 견장이 장식된 치마, 거기에 인디안 추장의 것처럼 보이는 머리 장식이 어우러진 웨딩드레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 폴 고티에의 작품들은 아름답다. '자유로움'이라는 필터로 세상을 보고 의상을 만드는 모든 특이한 시도들이 아름답게 표현될 수 있다는 것. 방송의 지향점과 참 닮아있지 않나 싶다.


더 많은 작품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6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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